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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년 성적표]경기 가평군 현리 ‘맘스터치’ 신춘식 씨

입력 | 2010-10-21 03:00:00

치킨집 덜컥 냈다 1년만에 쪽박… 軍부대 많은 지역 특성 고려
‘군인 우대’ 서비스로 위기 탈출




신춘식 씨(오른쪽)와 아내 이미선 씨가 판매하는 음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경기 가평군 현리에서 치킨&버거 ‘맘스터치’(www.momstouch.co.kr)를 운영하고 있는 신춘식 씨(38). 21m² 남짓한 작은 점포에서 월평균 5000만∼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른바 ‘대박 점포’ 사장님이다. 하지만 그도 불과 1년 전까지는 점포 임차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적자 경영에 시달렸던 쪽박 치킨집의 주인이었다. 》
○ 1년여 적자 운영에 빚만 6000만 원

신 씨는 2008년 초 테이크아웃 판매를 주로 하는 치킨전문점을 창업했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지 않고 점포 규모도 작았지만 생계형으로 큰돈 들이지 않고 시작한 만큼 가계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 정도만 벌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창업이었다. 창업비용은 점포 보증금과 인테리어 등을 합쳐 3000만 원.

큰 욕심 없이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하루 매출은 고작 7만∼8만 원. 프라이드와 양념 단 두 가지 메뉴밖에 없어 고객들의 선택 폭이 적고, 원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져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웠다는 것이 문제였다. 가맹본사가 직접 물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식자재 배송 관리를 하청업체에 맡기면서 품질 관리가 안 됐기 때문. 그나마도 제때 배송이 안 돼 재료 수급이 들쑥날쑥했다.

가격은 한 마리에 6500원. 싸면 더 많이 팔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지방 사람들은 우직한 면이 있어 싼 것은 품질이 안 좋다며 오히려 정상가로 파는 치킨집을 선호하더군요. 시장을 잘못 읽은 거죠.”

경기 가평군 현리에서 치킨&버거 ‘맘스터치’를 운영하고 있는 신춘식 씨는 현재 월 평균 5000만∼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충분한 시장 조사 없이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했을 때는 월 매출이 200만 원 수준이었지만, 간판을 바꾸고 시간대별로 잘 팔리는 메뉴를 다양하게 갖춘 뒤부터는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사진 제공 맘스터치

매달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장사를 하면 할수록 빚만 늘어났다. “1년 넘게 장사를 했는데 돈을 모으기는커녕 빚만 늘린 셈이었죠. 빚이 6000만 원 정도가 되자 아내가 빚이 더 늘기 전에 장사를 접자고 하더군요.”

○ 브랜드 간판 바꾸고 제2의 창업에 도전

신 씨의 마음도 아내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춘천 시내로 나가 시장조사를 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맘스터치. 데리야키치킨, 케이준윙, 오븐구이, 시푸드 메뉴, 버거류 등 다양한 메뉴로 배달형 치킨전문점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메뉴 구성의 단조로움을 극복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장사의 ‘장’자도 듣기 싫다는 아내를 설득해 1000만 원을 들여 간판과 인테리어를 바꾸고 지난해 10월 맘스터치 브랜드를 내걸고 제2의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우선 다양한 메뉴 구성의 장점을 살려 시간대별로 매출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다른 치킨전문점들과 달리 다소 이른 시간인 오후 1시경에 점포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오후 4시경부터 저녁시간까지는 간식용 치킨 주문이 많고, 오후 7시경부터는 치킨에 맥주 한 잔을 즐기려는 호프 손님들이 밀려온다. 오후 9시 이후에는 오븐에 구워 기름기를 쏙 뺀 오븐구이치킨을 맥주와 함께 주문하는 수요도 많다. “시간대별로 잘 나가는 메뉴들이 따로 있어요. 덕분에 영업을 마치는 시간인 오전 1시까지 하루 종일 주문이 끊이질 않죠.”

제품이 다양하고 맛이 있으니 자연스레 고객이 늘어났고, 생활비라도 벌어야겠다며 마트에 나가 일을 했던 아내도 다시 가게로 돌아왔다. 역시 가장 큰 변화는 매출. 이전에는 하루 7만∼8만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3개월 만에 일평균 60만∼70만 원으로 늘어났다.

○ 1년 만에 월 매출 6000만 원으로 껑충

매출이 늘면서 신바람이 난 신 씨는 더욱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컬마케팅에 나섰다. 아이들에게는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면 햄버거 1개를 공짜로 줬고, 주부들에게는 치킨 한 마리에 쌀눈식용유 1병을 증정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맹본사의 협조를 얻어 서비스 물품에 대한 비용의 절반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군부대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대(對)군인 서비스’도 강화했다. 외출 나온 군인들이 치킨을 먹고 부대에 복귀하는 경우 차로 태워다 주었고, 부대에서 외출을 나올 때에도 미리 전화를 하면 부대까지 데리러 가 마을까지 실어다 주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덕분에 현재 신 씨 점포의 매출 비중은 주민이 20%, 군인이 80%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군인들은 먹성이 좋아 한 번에 치킨 두세 마리는 기본으로 주문하니 점포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평일에 60개 정도 팔리는 햄버거도 군인들이 외출을 많이 나오는 주말에는 하루 400개씩 팔릴 정도.

점포를 알리기 위해 쉼 없이 뛰어다닌 정성도 빼놓을 수 없다. 신 씨는 간판을 바꿔 단 그날 이후부터 매일 홍보 전단을 직접 배포하고 있다.

간판을 바꾼 지 1년째를 맞는 요즘 월 매출은 평균 5000만∼6000만 원 선에 이른다. 여기서 점포 임차료, 마케팅 비용, 자동차 기름값 등을 빼면 평균 2000만∼2400만 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신 씨는 “간판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큰 변화가 찾아올 줄은 몰랐다”며 “이제는 장사가 재밌어졌다고 말하는 아내의 얼굴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전문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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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전문점은 외식 창업시장의 대표적인 인기 아이템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수요층이 넓은 데다 특별한 운영 노하우가 필요치 않고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이 적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브랜드나 점포 규모, 형태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지만 대략 점포 임차비용을 포함해 5000만∼1억 원이면 창업이 가능하다. 소자본 창업아이템으로서 초보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업종이 치킨전문점이다.

그러나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도 치열해 대표적인 레드오션 업종으로 꼽히는 업종이기도 하다. 실제로 보통 한 동네에 적게는 4, 5군데에서 많게는 10여 군데의 치킨전문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시장 규모면에서 거의 포화 상태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또 치킨전문점이 많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퇴출도 이뤄지는 ‘다산다사형’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치킨전문점을 창업할 때는 브랜드 선택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잘 파악해 트렌드에 맞는 메뉴를 갖추고, 인테리어 등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랜차이즈 형태 창업이 대부분이므로 본사 선택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안정적인 물류 유통 시스템을 갖췄는지, 메뉴의 경쟁력이 있는지, 가맹점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를 골고루 살펴봐야 한다.

신춘식 씨의 경우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선택한 것이 쪽박 점포를 대박 점포로 변신시킨 원동력이 됐다. 다양한 치킨 메뉴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메뉴를 접목한 차별화된 콘셉트로 동네 상권을 공략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대개 패스트푸드와 치킨을 결합한 점포는 대형 규모로 중심상권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형 점포로 동네 상권에 진출한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컬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현재 군인들의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을 겨냥해 맞춤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사병들의 외출이 많은 주말에 한해 특별할인 메뉴를 내놓거나 세트메뉴 등을 구성해 매출 확대를 노려볼 만하다.

외출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것도 좋고, 외출이나 외박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하는 군인들이 치킨 등을 포장해갈 경우 할인을 해주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체육대회 등 군부대 행사에 단체 주문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모색해볼 만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