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온몸을 금색으로 칠한 무용수가 춤을 추는 장면을 봤습니다. 이런 분장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박나래·25·서울 서초구 양재동)
A: 파우더 → 금칠 → 반짝이… 무용수, 앉지도 눕지도 못해
29∼11월 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발레 ‘라 바야데르’는 배경이 인도인 만큼 이국적 분위기의 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관객의 눈을 가장 많이 사로잡는 것은 온몸을 금색으로 칠한 채 등장하는 황금 신상입니다. 화려한 분장과 독특한 움직임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죠.
발레 ‘라 바야데르’의 황금신상 역할을 맡은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씨의 몸에 분장사들이 금색 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더 큰 문제는 분장이 끝난 뒤입니다. 황금 신상 분장을 한 무용수는 앉지도, 눕지도, 기대지도 못하는 몸이 됩니다. 분장이 지워지거나 가루가 이곳저곳에 묻어나기 때문이죠. 심지어 제대로 몸을 풀 수도, 위에 겉옷을 걸칠 수도 없습니다.
2009년 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황금신상 역을 맡았던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 민홍일 씨는 “가을이나 겨울에 공연을 하면 추워서 몸이 굳고 근육도 긴장된 채로 춤을 춰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최소한 두세 번은 샤워를 해야 분장을 깨끗이 지울 수 있답니다. 게다가 공연 몇 달이 지난 뒤에도 분장실 구석구석이나 그날 지녔던 소지품에서 계속 금가루가 나온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빛나는 후유증’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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