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70%가 고부가 생물의약품… 수출-글로벌 제약사 발돋움 쑥쑥
○ 생산설비 지속 투자-신약개발 박차
녹십자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의 70% 이상이 항체를 비롯한 생물의약품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생물의약품의 특성상 생산시설의 지속적인 개선과 확충은 자체 개발한 생물의약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녹십자는 글로벌 수준 제품 개발과 해당 제품의 해외 수출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승인 받은 혈우병A 치료제 ‘그린진 에프’가 대표적인 예.
그린진 에프는 녹십자가 2008년 개발해 품목허가를 승인 받은 ‘그린진’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미국에 이어 2번째, 제약업체로는 박스터, 화이자에 이어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다.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란 제조 공정과 최종 제품 모두에 알부민과 혈장단백이 포함되지 않은 의약품을 뜻한다. 이는 최근 동물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제약계의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 것. 녹십자 측은 “그린진 에프는 최종원액을 제조할 때 알부민 대신 아미노산 3종류를 대체 사용한 무(無)알부민 제품으로 보다 안전하다”며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주권’ 키워 10년 내 세계 50대 제약기업으로
혈액제제와 함께 녹십자의 대표 상품을 이루는 것은 백신이다. 녹십자는 유행성 계절 독감 백신을 국산화한 데 이어 지난해엔 신종인플루엔자A 백신 개발로 국가적 위기 극복에 성공적으로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녹십자는 향후 조류독감(AI)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대비한 AI백신의 임상 1상도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는 세포배양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녹십자 측은 “동물세포를 이용해 생산되는 인플루엔자 백신은 유정란 유래 백신보다 생산기간이 절반 정도 짧다”며 “전염병의 대유행시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녹십자는 지난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두백신을 개발한 바 있는데 이 세포배양 방식을 업그레이드해 조만간 3조 원 규모의 세계 수두백신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백신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녹십자의 백신은 모두 녹십자의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것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며 “개발이 완료돼 백신 원액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되면 백신주권 확보 및 자급자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