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盧정부때 문어발 기업인수… 계열사 한때 41곳
임 회장은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후 선원 생활 등을 하다 1990년 칠산해운을 세우고 잇달아 회사를 인수해 중견그룹으로 키웠다. 처음 세운 회사 이름 중 ‘칠산’은 임 회장의 고향인 전남 영광군 법성포 앞바다의 어장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임 회장은 주로 법정관리에 빠진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구의 건설업체 우방(C&우방)과 한강유람선 사업자 세모유람선(C&한강랜드), 모피 및 컨테이너 제조업체 진도(C&진도) 등을 사들였다. 해운, 제조, 건설, 패션, 레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2006년 그룹 이름을 칠산을 뜻하는 세븐마운틴에서 C&으로 바꿨으며, 2008년에는 자산 규모가 2조2980억 원에 이르러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주력 계열사인 C&중공업에 대해서는 외부감사인인 우리회계법인이 지난해 초에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썼으며, 지난해에는 회사 측이 아예 재무제표조차 제출하지 못해 감사를 받지 못했다. 현재 C&중공업은 채권단에서 용지 등을 경매로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C&해운 등 상당수 계열사들은 영업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C&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계열사 상당수가 ‘휴면법인’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남은 직원은 수십 명 수준으로 급여도 1년 이상 밀려 있다”고 전했다. C&우방랜드는 올해 이랜드그룹에 넘어갔다.
문어발식 M&A로 그룹이 성장한 시기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이고, 출신지가 전남이어서 전부터 임 회장을 둘러싸고 ‘정·관계 실세들에 대한 로비로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있어 왔다.
2006년에는 금융브로커 김재록 씨의 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무혐의 종결됐다. 당시 검찰은 임 회장이 우방을 인수할 당시 김 씨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10억여 원을 주고 자금을 조달한 사실을 확인했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