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나고야서 제10차 생물다양성 총회… 올해도 협약 불투명
《17일 일본 나고야 시내에는 북극곰과 바다코끼리 복장을 한 사람들이 “멸종위기 동물을 살리자”며 가두 행진을 벌였다. 18일 나고야 국제회의장에서는 ‘제10차 생물다양성 당사국 총회(COP10)’가 홍보대사인 일본 여가수의 화려한 공연과 함께 개막했다. 회의장 남쪽 시로토리 공원에서는 “생물 종을 지켜야 한다”고 어린이들이 입을 모았다. 전체가 축제 분위기인 나고야에서 국제회의장 4층의 한 회의실만이 무거운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곳은 ‘생물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ABS)’ 의정서 협의가 진행되는 장소다. ‘생물다양성 협약’에 참여한 193개 나라의 대표와 이들 중 선출된 협상단 25명은 의정서의 ‘단어’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단어에 따라 의약품이나 화장품 시장에 포함된 700조 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이 나뉘기 때문이다.》
○ 생물자원보유국-기술보유국 대립
생물다양성 협약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생물다양성 보존’ ‘지속가능한 이용’ ‘접근과 이익 공유’다. 앞의 두 부분은 환경보호라는 가치 아래 모든 나라가 쉽게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마지막 ABS 부분에서는 생물자원보유국과 기술보유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제10차 생물다양성 당사국 총회’가 18일 일본 나고야에서 개막했다. 생물자원을 활용해서 발생하는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 기준이 되는 국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물자원 보유국과 기술보유국의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생물외교’를 펼친다는 전략이다. 나고야=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 29일까지 타결 안 되면 내년으로 미뤄
19일 티머시 호지스와 페르난도 카사스 ABS 협상단 공동의장은 “22일 오전에는 ABS 의정서가 나와야 COP10 기간 내에 생물다양성 협약이 발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남은 일정 동안 논의될 내용은 ‘의정서를 지키는지 어떻게 점검하고, 이를 어길 때는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가?’와 ‘이익 공유는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이다. 카사스 공동의장은 “시간이 없다”면서도 “실제로 사용할 수 없는 약속은 무용지물”이라며 “193개 나라가 모두 합의하지 않는 이상 의정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2일 ABS 의정서 타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한다. 한국 대표인 김찬우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21일 “올해 열리는 마지막 회의인 만큼 각 나라가 조심스레 견해차를 좁히려 노력하고 있지만 핵심 쟁점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옅은 희망만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ABS 의정서 협의는 22일에도 끝나지 않으면 COP10이 끝나는 29일까지 계속된다. 29일마저 넘기면 생물다양성 협약은 올해 안에 발효되지 않는다.
나고야=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