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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울행 광역버스, 고속도로 나들목서 출발!

입력 | 2010-10-25 03:00:00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사는 직장인 박선주 씨(31·여)는 일요일 밤이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 걱정 때문이다. 자칫 10분만 늦게 정류장에 나가면 상상하기 힘든 ‘콩나물버스’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앉아 가는 것은 포기했지만 입석이라도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박 씨 사정은 탄천 건너 자리한 판교신도시 주민들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판교 주민들은 아예 서지도 않고 지나치는 버스를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불편은 조만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가 고속도로 운행 비중을 높인 새로운 광역버스 노선을 대폭 신설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나들목 근처에서 출발해 서울 도심으로 가는 버스 노선으로 내년 초 도입될 예정이다.

○ 경부고속도로 주변 지역에 혜택

경기도가 최종 검토 중인 ‘환승거점 간 운행노선’(가칭)은 기존 광역버스노선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마련됐다. 해당 지역은 경기 수원 성남 용인 화성시 등지의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외곽이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2008년 경부고속도로 평일 버스전용차로제 도입으로 출퇴근시간은 줄었지만 불리한 위치 때문에 과밀버스에 시달리고 있다.

환승거점간 운행노선은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성남시), 수원 나들목(수원 용인시), 기흥 나들목(용인 화성시)과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시작된다. 목적지는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강남역 잠실역 등지로 지점별로 2∼4개 노선이 신설된다. 노선별 운행버스는 10대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전체 운행구간에서 고속도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입석 출퇴근에 따른 불편은 물론 정류장에서 허비하는 시간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고양 구리 김포 남양주 파주시 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당분간 도입이 어렵다. 올림픽대로 등지에 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 시행이 전제조건이라 다른 지역은 아직 도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외곽순환버스 노선 확대 추진

기존 노선버스도 늘어난다. 이달 중순 국토해양부의 노선조정을 거쳐 수원시 등 경기남부 13개 노선에서 24대 증차가 결정됐다. 또 구리시 등 경기북부 2개 노선의 3대가 늘어났다. 모두 경기지역에서 강남 여의도 서울역 잠실역 등 서울 도심으로 가는 노선이다. 해당 노선의 증차는 행정절차를 거쳐 빠르면 11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 두 달을 맞은 경기도 외곽순환버스(경기순환버스)의 확대도 검토 중이다. 경기순환버스는 외곽순환고속도로를 5개 노선에 걸쳐 운행 중으로 8월 23일 시작됐다. 현재 1일 이용객이 6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경기도와 업체들이 목표로 정한 손익분기점은 1만 명. 현재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1∼6월) 중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기존 5개 외에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새로운 노선 신설을 검토 중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