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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지성아, 루니랑 놀지마~”

입력 | 2010-10-25 11:57:54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F1 그랑프리는 자동차 경주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굉음을 내며 바람처럼 달리는, 일명 '머신'으로 불리는 F1 자동차의 질주는 보는 사람들을 짜릿하게 했다.

거의 1초에 100m를 달리는 초스피드, 여기에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이 열린 24일 전남 영암군에는 비가 내려 사고가 우려됐다.

24명 중 9명이 빗길에 미끄러지거나 충돌, 혹은 엔진 고장으로 중도 탈락했다. 하지만 부상자는 한명도 없었다.

사실 F1은 생각만큼 부상자가 많지 않다. 기술의 발달로 레이서를 보호하는 장치가 운전석을 중심으로 잘 갖춰져 있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코리아 그랑프리대회에서 보았듯이 비가 올 경우 세이프티 카가 선도를 하며 경기를 일시 중단하는 등 레이서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자동차 경주 계에서는 이런 조크가 있다고 한다.

"레이싱 카 선수가 사고로 사라지는 경우보다는 에이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게 무슨 소리일까.

외국에서는 자동차 경주가 축구 야구 골프 등과 함께 인기 스포츠로 꼽힌다. 따라서 자동차 경주 계의 스타는 '인기'와 '부'를 한손에 거머쥐게 되고, 이런 스타에게는 여성 팬들의 유혹이 끊이질 않기 때문에 이런 조크가 나온 듯하다.

스포츠 스타에게는 선수 생활을 중단해야 할 정도의 '치명적 유혹'이 다가올 때가 많다.

최근에만 해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무수한 여성들과의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가 겨우 복귀하는 등 스포츠 스타들이 '유혹의 덫'에 걸린 사례는 많다.

잉글랜드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법정에서 바지를 내려야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베컴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아르마 니치 측에서 "니치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베컴의 특징을 알고 있다. 베컴이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법정에서 바지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

베컴은 이런 사실을 보도한 미국 잡지 '인 터치'를 상대로 290억원에 달라는 손해 배상 소송을 청구하는 등 외도설을 부인하며 발끈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소송에 휘말리며 구설수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의 또 한명의 축구스타 웨인 루니도 특급 스캔들 메이커. 루니는 최근 아내의 임신 기간 중 매춘부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들통 나 한바탕 곤욕을 치르더니,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겠다며 말썽을 부려 또 구설수에 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왼쪽), 박지성(오른쪽)


루니는 재정과 전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단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스쿼드를 만들어 달라"는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팀을 떠나겠다고 해, 팬은 물론 팀 동료 선수들로부터도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은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들보다 최소한 5만 파운드(약 8900만원) 많은 주급, 세계 최정상급 선수 영입 등을 제시하며 루니와 결국 재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루니가 팀을 떠나겠다고 했을 때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한국축구의 대들보인 박지성을 위해서다.

루니와는 다른 '바른 사나이' 박지성이기는 하지만, '근묵자흑(近墨者黑·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이라고 이 '스캔들 메이커'로부터 나쁜 영향을 받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충고하고 싶다. "지성아, 경기장 밖에서는 루니랑 놀지마~."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