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돈의 힘’으로 오르는 유동성 장세‘펀드 다걸기’는 위험… 역피라미드식 투자를
《 40대 초반의 주부입니다. 2006, 2007년 펀드 투자 열풍이 불 때 국내 주식형 펀드와 중국 펀드에 가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금이 거의 반 토막이 나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습니다. 얼마 전 원금이 회복되자마자 미련 없이 펀드를 환매하고 수시입출식예금(MMDA)에 돈을 모두 넣어뒀습니다. 확정금리 상품에 가입하려니 금리가 너무 낮아 망설여지더라고요. 그런데 최근 주식시장이 다시 급등하는 것을 보니 조급하게 환매한 것 같아 마음이 매우 불편합니다. 좀 더 두고 보자니 주가가 더 많이 오를까 봐 걱정되고 막상 가입하자니 또 손해를 볼까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투자는 항상 선택의 문제를 두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명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지금의 장을 진단해 보면 ‘돈의 힘’으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로 판단됩니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기름을 불에 부으면 불꽃이 순식간에 확 일어나듯이 상승 국면에서 급격하게 오릅니다. 반대로 충격을 받으면 팽창돼 있던 풍선이 터질 때처럼 쌓아 올려진 거품이 한순간에 꺼지면서 시장도 일시에 무너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도 그 순간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높은 수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따먹는 동안에는 아무도 지금이 위험한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풍선이 터지기 전에 자신은 빠져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무너지는 순간 잘 빠져 나오는 사람은 항상 극소수였습니다. 잘 탈출한 사람만이 달콤한 수익을 거둬들이는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사실은 투자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입니다. 이것이 유동성 장세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그동안 보수적인 투자 의견을 내놓던 증권사에서 최근 내년 국내 증시의 전망치를 2,400대까지 높였습니다.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도 공식적인 의견 또는 사견으로 내년에 굉장히 큰 장이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압도적으로 큰 것입니다. 시장이 올라가면 갈수록 상승을 경계해야 하는 비관론자가 많아야 할 것 같지만 실상 낙관론이 우세하게 되고 반대로 하락하면 할수록 더 비관적이 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가 봅니다.
그렇다면 거품이 커지고 있는 유동성 장세에서 상담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현재 펀드에 가입한 금액이 없기 때문에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면서 일시금으로 펀드에 투자하기보다는 적정한 금액 범위에서 분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지금처럼 강력한 유동성이 만들어가는 강세장에서는 적립식 투자가 아니라면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매수하는 ‘물 타기’보다 ‘역(逆)피라미드’ 투자 방법을 추천합니다.
역피라미드 투자는 미국에서 펀드매니저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최초로 일정 금액을 투자하고 일정 수익이 생기면 추가로 투자하는 식이죠. 항상 펀드 수익률을 플러스로 놓고 투자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을 수 있고 상승장에서 매수를 하지 못해 수익을 얻지 못하는 위험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 펀드를 추천합니다.
지금 펀드 가입을 고민하는 것 못지않게 매도 시점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주가가 상승할 때는 매도하지 말고 그 흐름을 즐겨야 합니다. 다만 매도에 나설 본인의 기준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고가에서 5∼10% 하락했을 때 매도한다’는 기준을 세워놓고 이에 맞춰 기계적으로 매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전조일 때가 많으므로 이때 매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송재원 신한은행 방배PB센터 팀장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