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으로 버텨야죠.”
선두자리를 놓고 서울과 격돌하는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의 출사표다. 베스트멤버의 절반 이상이 부상 등으로 27일 서울전에 나서지 못해 1.5군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박 감독은 “사실 출전 멤버를 구성하기도 빠듯했다. 하지만 그 동안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제주는 양쪽 풀백 이상호와 마철준이 퇴장과 경고 누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중앙수비수 홍정호와 강민혁 또한 부상으로 서울전에 뛸 수 없다. 홍정호는 무리해서 뛰게 할 수도 있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 입장을 감안해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제주는 서울전 포백 라인 전체를 새롭게 구성했다.
미드필드에도 구멍이 발생했다.
구자철과 호흡을 이루었던 박현범이 훈련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다. 사이드에서 스피드가 좋은 김영신 또한 다쳐서 훈련에서 제외됐다.
16일 전북 전에서 부상을 입은 골키퍼 김호준은 포지션의 중요도를 감안해 출전을 강행시키기로 했다.
포지션 여기저기에 구멍이 크게 발생한 제주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배기종이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점이다.
제주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주전과 비주전의 전력차가 크다. 지금처럼 주전들이 대거 제외된 상태에서는 승리를 챙기기가 쉽지 않다.
특히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서울을 상대로 붕괴된 수비라인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박 감독은 “전력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다보면 의외의 결과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