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나무/박상진 글·손경희 그림/64쪽·1만5000원/호박꽃
자귀나무 잎은 잠자기 운동을 한다. 낮에는 활짝 펼치고 있다가 밤이 되면 잎을 포개고 잠이 든다. 광합성을 안 하는 밤에는 잎을 닫아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하려는 속셈이다. 꽃은 화장솔을 닮았다. 붉은 수술이 화장솔처럼 펼쳐져 있다. 겨울이 되면 콩꼬투리처럼 생긴 마른 열매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꽤나 요란하다.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 가지의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물이 파르스름하게 변한다. 옛날 사람들은 눈이 붓고 핏발이 설 때 이 물에 눈을 씻었다. 나무가 질기고 잘 휘어 도끼자루나 도리깨 같은 농사 연장을 만들었다. 이 나무로 옛날 포도청에서 쓰던 곤장을 만들었다. 요즘에는 야구 방망이 같은 운동 기구를 만든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