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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이진녕]박지원은 害黨행위 중?

입력 | 2010-10-28 20:00:00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또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의 차기 최고권력자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를 가리켜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고 말했다는 그의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난 게 바로 며칠 전이다. 이번엔 ‘경로당 난방비 예산’ 발언이다. 그는 27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4대강 때문에) 전국 경로당에 겨울철 난방비로 월 30만 원씩 지원되던 것도 전액 삭감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거짓말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설명은 이렇다. 경로당 난방비를 지방정부가 아닌 국가가 지원할 수 없게 한 것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때였다. 그러던 것을 MB 정부 들어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작년과 올해 수백억 원씩을 지원했다고 한다. 내년 예산에서 빠진 것은 작년 국회 예결위에서 ‘2010년에 한해 난방비를 지원하라’고 했기 때문이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작년 7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한 결정적 계기는 골프여행과 관련한 거짓말 때문이다. 천 후보자의 거짓말을 밝혀낸 사람이 박 원내대표다. 그는 당시 보좌진에게 “사실(事實)은 신성하고, 사실보다 큰 힘은 없다”면서 의혹 검증을 독려했다고 한다. 그는 올해 ‘8·8개각’ 대상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도 “거짓말 경연대회”라고 공직 후보자들의 거짓말 행태를 개탄했다. 그랬던 박 원내대표가 정작 시진핑 발언에 관한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서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궤변으로 대응했다. 남의 눈의 티끌만 보이고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는 건가.

▷박 원내대표는 9월 “(여권으로부터) 비공개 인사청문회를 제의받았다”고 말했다가 청와대 대변인한테서 “거짓말이 지나치다”는 빈축을 들었다. 2002년 대북송금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단돈 1달러도 보낸 적이 없다”고 잡아뗐으나 4억5000만 달러 불법 송금 사실이 드러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최근 “나는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거짓말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진다면 그는 해당(害黨)행위를 하는 원내대표가 된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