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준 교수 새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국내 발간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낸 장하준 교수는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도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책에선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다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부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경계해야 할 일로 ‘금융업으로 쏠리는 분위기’를 꼽았다.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국내 번역 출판을 기념해 연 간담회에서 장 교수는 시장주의 경제학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번 책에서 복지에 대한 생각을 자세히 밝힌 그는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별적 복지는 돈 많은 사람에게서 돈을 빼앗아 없는 사람에게 주는 형태이며, 그 돈을 받은 사람은 하층민으로 낙인찍히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고르게 누리는 보편적 복지가 바람직하다는 것.
복지와 관련해 장 교수는 미소금융 문제를 연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미소금융의 취지는 좋은데 외국 사례를 볼 때 빌려준 돈의 상당액이 투자가 아닌 소비로 지출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크로아티아의 한 낙농가에선 미소금융을 통해 돈을 빌린 농부들이 모두 젖소를 추가로 사는 바람에 우윳값이 폭락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장 교수는 “돈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관련 제도를 만들고 기술을 지원하는 뒷받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9월 영국, 10월 독일에서 발간됐고 네덜란드 일본 러시아 태국 루마니아에서도 곧 나올 예정이다. 장 교수는 “경제학이 어려운 게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 최대한 쉽게 풀어 썼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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