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 프라이데이’ 앙금 남긴채 양국 전략적 관계 재확인
○ ‘블랙 프라이데이’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중-일 정상회담은 회담 직전 중국 측이 돌연 회담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급반전됐다. 중국 측은 이날 오전 중-일 외교장관회담 직후 AFP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협상 재개’ 기사를 문제 삼았다. 중국 측은 “교섭재개에 합의한 사실이 없는데도 일본이 사실무근의 말을 흘려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벼랑 끝으로 향하던 상황에서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원 총리였다. 그는 30일 오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일중) 정상회담 직전 대기실에 있던 간 총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회담이 무산돼서) 유감스럽다”고 하면서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일본 외무성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관방 부장관은 “두 정상은 △향후 민간교류 강화 △전략적 상호관계 추진 노력 △앞으로 여유를 가지고 정상회담 기회를 만들어 갈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루아침에 중국 측이 유화적인 태도로 돌변한 데 대해 일본 언론은 11월 중순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참석이 예정돼 있어 양국 관계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중국 측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일본 언론, 중국 비난 잇따라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중국에 대한 일본 내 비판은 거세다. 아사히신문은 31일 사설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대국에 어울리지 않는 어른스럽지 못한 외교’라고 꼬집었다. 요미우리신문도 “중국이 국내 대일 강경파의 반발을 우려해 이유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정상회담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간 총리 역시 이번 사태로 ‘외교에 취약하다’는 고질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센카쿠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의 범위 내”라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민감한 문제에 대한 언동에 조심해야 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하고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