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역+브라질 내수, 두 나라는 이상적 파트너”
지난달 28일 만난 에드문두 후지타 주한 브라질 대사는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급격한 환율 절상의 부담에 직면한 브라질의 현 상황을 반영한 듯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최고 의제로 떠오른 환율 문제를 솔직하게 거론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주한 브라질대사관에서 만난 에드문두 후지타 주한 브라질대사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문제를 보는 신흥국의 입장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브라질은 이번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을 세계로 퍼뜨린 국가이자 최근 잇따라 환율시장 개입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을 불러온 주요 신흥국 중 하나다.
―브라질은 최근에 금융거래세(IOF) 세율을 올렸다. 이런 방식의 외환시장 개입이 최근 환율 갈등을 악화시킨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렇다면 브라질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인가.
“중국도 브라질처럼 고성장을 유지하다 보니 빈부격차 같은 심각한 내부 문제가 있다. 이 상황에서 경제가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반정부)사회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문젯거리가 될 것이다. 이웃 국가를 포함한 모두에게 훨씬 부정적인 시나리오다. 물론 위안화 가치가 과도하게 낮다면 조정돼야 하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미국은 달러를 그만 찍어내야 한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브라질 장관이 오지 않은 것을 G20 논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G20은 회원국을 처벌하거나 법적으로 구속할 힘이 없다. 원한다면 어느 나라에 대해서나 모든 문제를 다 비난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한국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브라질은 지금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대선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장관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장관만 빼고 대규모 대표단을 이번 회의에 파견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브라질의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은 14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IMF 개혁의 대표적인 수혜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족하는가.
―한국 경제의 수출과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G20 국가 중 1위이지만 브라질은 각각 19위와 20위에 불과하다.
“그것이 바로 브라질과 한국이 왜 협력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수치이다. 한국은 수출에 강하고 브라질은 인구와 자원이 많고 내수시장이 크다. 브라질은 남미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중동에 많은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의 높은 기술과 결합하면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데 두 나라가 공동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현재 한국은 브라질이 이달 발주할 예정인 23조 원 규모의 리우데자네이루∼캄피나스 고속철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이 낙찰될 가능성은….
“한국의 고속철 건설 능력은 대단히 높다. 내가 알기엔 현재 고속철 수주전은 중국과 한국의 2파전 양상이다. 이미 정부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에드문두 후지타 주한 브라질 대사
△1950년 상파울루 출생 △1972년 상파울루대 법학과 졸업 △1976∼1979년 아시아태평양국 근무 △1979∼1994년 런던, 도쿄, 모스크바, 유엔 등에서 근무 △1995∼2005년 대통령 전략담당 비서실 근무,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2005∼2009년 인도네시아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