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국들 역할이 서울회의 성패 좌우”
G20이 민족주의적 경제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세계시장에 자리매김하려는 개발도상국에 중요하다. 포퓰리스트적인 생각과 시장개입주의자의 호소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 전 세계 지도자가 보호무역주의를 거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역수지 흑자국이 수출을 극대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해온 것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무역수지 흑자에 제한을 두는 것이건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본원칙을 따르는 것이건 간에 무역수지 흑자국은 내수를 진작하거나 무역수지 적자국에서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 수출이 많으면서도 무역수지의 균형을 이룬 한국은 그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나라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는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해 되도록이면 남유럽에서 더 많은 소비에 나서야 한다.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천문학적인 무역수지 불균형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억제하는 한편 수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국 국민의 입장에선 미국의 채권보다는 미국의 물품을 사들이는 편이 낫다. 실제 중국 국민은 1인당 외환보유액이 평균 3000달러라고 해서 받는 혜택은 별로 없다. 결국 무역가능 품목에 대한 중국의 내수를 진작시키는 것은 경상수지 목표제 등을 포함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주창한 관리무역(managed trade)에 대한 자연스러운 대답이 될 수 있다.
물론 G20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그 성공 여부는 국제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각국의 국내적 세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국내 정치상황에 여력이 있는 나라, 즉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보는 나라들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결정적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가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나라가 대결보다는 협력과 조정의 정신에 따라 자유무역에 대한 재확인을 이끌어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대니 라이프치거
△현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 교수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 박사 △2004∼2009년 세계은행 부총재(빈곤 감소 및 경제관리 담당) △ 세계은행 내 ‘경제학자 및 경제전문가 1000명 네트워크’ 수석. 1995년 아르헨티나 금융 구조조정 프로그램 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