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문자메시지 나몰래 전송… 내 휴대전화가 나를 감시한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미국 계정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 ‘헤이텔(heytell)’을 실행한 화면.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주는 기능이 있다. 아이튠스 화면 캡처
○ 위치 추적에 문자메시지 복제까지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며 조사를 시작한 ‘오빠믿지’ 앱은 개인의 위치를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방통위 조사 직후 이 프로그램은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미국 등 해외 앱장터에 접속하면 기능이 거의 같은 ‘헤이텔(heytell)’이라는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양쪽 스마트폰에 설치만 하면 상대방의 위치를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서로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무전기’ 기능까지 추가됐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서비스 직후 내려받기가 중단되자 웹 포털사이트에는 “해당 앱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복제본이라도 넘겨줄 사람을 찾는다”는 누리꾼의 문의도 속출하고 있다.
○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 우려
‘스파이 앱’은 대부분 해외에서 개발한 것이어서 국내법으로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해외 개발자나 사업자가 등록하는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유통시키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스파이성 프로그램에 대해 “어린아이의 위치를 부모가 확인할 수 있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하게 위치를 알릴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구자순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개발자나 사용자가 개인의 사생활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사용하고 있다”며 “컴퓨터보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사용되면서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감독들 이젠 스마트폰 들고 “레디, 큐!”
▲2010년 10월8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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