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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주차장 확충-아웃도어 특화… “문정 로데오거리를 구하라”

입력 | 2010-11-02 03:00:00

송파구, 활성화 사업 추진




1990년대 초반 손지창과 김민종으로 대표되는 청춘스타들이 즐겨 입던 ‘인터크루’ 점퍼, 힙합 듀오 ‘듀스’가 유행시킨 ‘퀵실버’ 힙합 바지와 체크무늬 셔츠, 단정한 대학생 스타일로 대표되던 ‘이랜드’와 ‘언더우드’…. 이들 옷을 사기 위해 10, 20대가 자주 드나들던 곳이 있었다. 바로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 한 시즌 지난 ‘이월 상품’을 싸게 파는 문정동 로데오거리는 학생들에겐 ‘낙원’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던 로데오 상점가가 최근 위기를 맞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아웃렛 패션 특구 하면 문정동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아웃렛 매장들이 강서구, 양천구, 관악구 등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과거만 해도 거의 독점적으로 이월상품을 팔던 로데오 상점가 처지에서는 다른 동네 매장과 거의 차별화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또 근처 서울지하철 8호선 장지역 앞에는 대형 쇼핑몰 ‘가든파이브’가 들어서 로데오거리를 즐겨 찾던 손님들이 가든파이브로 옮겨갔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3500억 원이었던 문정동 로데오 상점가 매출 규모는 현재 1500억 원대로 떨어졌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최근 문정동 로데오 상점가를 살리겠다며 구청직원 및 지역 주민들의 의견 143건을 토대로 ‘로데오거리 활성화 사업’ 8가지를 선정했다. 1993년 문정동 로데오 상점가가 생긴 이후 송파구가 대대적인 사업을 펼치는 것은 처음이다.

사업 내용 중 가장 핵심은 인프라 확충이다. 지난달 27일 286대가 동시에 들어가는 대규모 지하 주차장을 지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상점가 입구에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무인 관광안내 ‘미디어폴’이 들어선다. 어두컴컴했던 상점가 주변 보안등 50개는 내년 6월까지 백색광원으로 바꾼다. 송파구는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마트폰용 문정동 로데오거리 안내 응용프로그램과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송파 e장터’도 만들기로 했다.

상점가 콘셉트도 바뀐다. 송파구는 등산을 비롯한 야외 활동이 많은 20, 30대 젊은층을 겨냥해 로데오 상점가를 ‘아웃도어 브랜드’ 위주로 특화시킬 계획을 세웠다. 또 내년 5월 들어서는 로데오 상점가 메인 스테이지 ‘가로공원’에서는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옷을 사고팔 수 있는 ‘벼룩시장’ 이벤트도 열 예정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