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中의 부인은 외교修辭이지 팩트 아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사진)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이라고 말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중국정부가 부인한 것과 관련해 1일 “그것은 외교수사이지 팩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지난해 12월 16일 민주당 대표로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별보좌관이 주관하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행사에서도 (훼방꾼 관련 발언을) 했으며 책자에도 나와 있다”며 “왜 그때는 아무 소리 안 하다가 지금 와서 (거론)하는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민화협은 지난해 ‘2009 정당 종교 시민단체 공동회의 지속가능한 대북정책’ 토론회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과 박 원내대표를 초청했다. 박 원내대표가 미리 작성한 연설문은 행사 책자에 3페이지 정도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설문 가운데 문제의 대목은 다음과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18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하얏트 호텔에서 만찬을 하면서 대북문제에 대한 견해들을 허심탄회하게 상호 교환했다. 김 전 대통령께서 중국의 지도자들이 ①어떤 경우에도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북한 핵을 용납할 경우 한국과 일본도 핵을 갖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②북한 핵 문제는 북-미 간에 대화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③중국은 남북을 형제국가로 똑같이 대하지만, 북한은 접경국가이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④왜 한국 정부는 과거 정부처럼 한반도 문제의 조정자 역할을 하지 않고 일본 자민당 정부와 공조하면서 오히려 훼방꾼 노릇을 하는가? ⑤북한이 외교적 고립으로 외로워하기 때문에 중국의 고위급 및 실무급 관계자들이 방문하고 초청도 해서 북-미관계 개선에 협조하겠다는 등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점을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께서 전한 중국 지도자들의 이런 태도에 깜짝 놀라며, 그들이 정말 그렇게 말했느냐고 질문을 하고 또 확인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