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토론토 합의’ 구체화 기대”
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 만난 테드 립만 주한 캐나다대사(사진)는 “한국은 짧은 기간에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자신을 완전히 개조시켰다”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한국이 G20 회의에 독특한 시각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6월 25∼27일 토론토에서 G8과 G20 정상회의를 연이어 개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회의에서 집중 논의해야 할 사안은….
―한국의 준비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 국민이 모든 역량을 G20 정상회의에 쏟아 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를 어떻게 평가하나.
“경주회의를 통해 재무장관들은 시장이 환율을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조하고 각국 통화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역의 적자 또는 흑자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정책을 통해 국가 간 무역 불균형도 조절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토론토 회의 장소는 엄청나게 넓어 경비가 매우 어려웠다. 반면 서울은 짧은 기간에 좁은 구역을 감시하니 캐나다보다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특히 경찰인력 중 일부는 의무 복무하는 군인들이지 않나. 캐나다는 전국에서 1만여 명의 경찰을 동원하느라 많은 비용이 들었다.”
―남한과 북한을 겸임하는 대사로서 양 지역을 오가며 느낀 것은….
“북한에 갈 때마다 주민의 빈곤한 생활과 당국의 억압통치를 보며 경악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한민족은 단기간에 대단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지 않았나. 체제와 생활수준은 남북한이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르지만 정신 및 문화와 역사를 공유한 한민족이라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다만 언어는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북한에서 한국말을 하면 ‘소녀 같다’며 핀잔을 준다. 그들이 말하는 방식은 좀 더 남성적이고 덜 정중해 보인다. 북한에 가면 나를 ‘대사님’이라 하지 않고 그냥 ‘대사’라 부른다.(웃음)”
지난주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와 북한 간의 교류를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북한에 10번가량 가봤다는 립만 대사는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으로의 발길을 끊은 상태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대사는 대뜸 기자에게 “북한의 어디를 가봤냐”고 물었다. “금강산”이라고 답했더니 “그건 북한을 가봤다고 할 수 없다”며 원산이나 평양에 가보길 강력히 권유했다.
■ 테드 립만 주한 캐나다대사
△1953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생 △1974년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아시아 전공) 졸업, 1976년 베이징대(현대중국사 전공) 졸업 △1995∼2001년 상하이 총영사, 베이징 공사 △2001∼2004년 대만 대사 △2006∼2007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시아연구소 초청 연구 외교관 △2007년 8월∼주한 캐나다대사(주북한 대사 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