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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프랭크 리치]공화당과 티파티의 적대관계

입력 | 2010-11-02 03:00:00


2일(현지 시간) 중간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확실한 것이 있다. 워싱턴의 변화를 추구해 온 티파티의 희망이 선거 다음 날부터 사라지기 시작하리라는 것이다. 티파티의 보통 미국인은 수적으로나 자금에서나 공화당 권력의 밀실에 들어가기에 부족하다. 2012년 백악관 탈환을 주도할 사람은 공화당에 기부금을 내는 선수들이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고문 칼 로브 씨는 선거유세 막바지에 공화당 엘리트의 티파티를 향한 경멸을 드러냈다. 그는 슈피겔지에 “티파티는 세련되지 못하다”며 “그들은 하이에크의 글 같은 것은 읽어본 적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기성 공화당의 엘리트주의를 한탄했다. 이 컨트리클럽 엘리트는 전화를 걸고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귀찮고 사소한 일을 티파티가 대신해주는 것을 기쁘게 여기지만 그들이 클럽의 메인 식당에 들어와 식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클럽의 메인 식당은 석유 재벌 등 기부자를 위해 예약이 꽉 차 있다.

티파티가 원하는 것, 즉 정부 지출 축소는 컨트리클럽 공화당의 안건에는 없다. 이 엘리트들은 세금과 규제를 빼놓고는 뭔가를 줄일 진지한 계획이 없다. 2주 전 폭스뉴스에서 캘리포니아 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는 사회자로부터 “당신이 삭감하기 원하는 복지지출 한 가지만 말해달라”는 요구를 일곱 차례나 받았으나 결국 대답하지 않았다. 적어도 티파티의 아이콘인 샤론 앵글 후보는 무엇을 삭감할 것인지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와 국방 예산을 들었다.

기성 공화당원인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솔직하게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버락 오바마가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에 대한 공격은 이 목표와 어긋난다. 펜타곤의 예산을 흔드는 것 역시 기성 공화당에 중요한 신보수주의 신봉자와 군 계약자를 소외시킬 것이다.

공화당 엘리트는 이번 선거에서 티파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티파티가 유용한 것은 그들의 포퓰리스트적 메시지가 공화당이 숨기고 싶었던 기업과의 연관성을 숨겨줬기 때문이다. 루퍼트 머독의 폭스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티파티 운동을 지원하는 데 열심이다. 이런 연막의 가장 전형적인 것이 올가을 머독 출판사가 펴낸 ‘완전히 미친(Mad as hell)’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여론조사전문가 스콧 라스무센과 더글러스 쇤은 티파티 동조자가 구성원과 그 친구 가족까지 다 포함해서 미국인의 29%라고 계산했다.

그러나 CNN의 8월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2%만이 자신을 티파티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는 지난주 워싱턴포스트에서도 확인됐다. 이 신문은 미국 전역에 단 647개의 티파티 그룹이 있을 뿐이고 그 대부분은 구성원이 50명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들은 ‘완전히 미칠’ 이유가 있다. 기성 공화당의 만병통치 공약인 감세정책이 오바마 정부의 반쪽 조치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과 재정적자 축소에 무용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그들의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폭풍은 작은 티파티 속에 머물지 않고 공화당 자체를 뒤집을 수 있다. 그 공화당에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머독과 폭스뉴스 사회자 글렌 벡을 등에 업고 오바마로부터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컨트리클럽으로부터 미국을 되찾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때 동시에 환상에서 깨어나게 될 좌파 및 우파는 올 선거는 아무것도 아니게 보일 정도의 대결을 벌일 것이다.

프랭크 리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