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묘수는 없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아도 정답에 가까운 상품이 있다. 바로 혼합형 펀드다. 대다수 한국 투자가들은 혼합형 펀드에 관심이 없다. 주식 편입비율이 60% 미만인 모든 펀드를 혼합형 펀드라고 일컫는데 일반적으로 주식 30% 채권 70%로 구성된다. 얼핏 보아도 다소 ‘밋밋한’ 구성이다. 주식을 30% 편입해서는 도저히 화끈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 증시가 상승할 때 조금씩 벌어 은행이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참 쫀쫀한 펀드다. 그러나 지난 5년의 수익률을 분석하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투신업계(19개사)의 주요 혼합형 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이 40%다. 연 8%의 금리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수익률이라 더욱 알차다.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지난 3년을 보아도 평균 12.5%(연 4%)로, 누적 수익은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3.09%)에 비해 월등히 앞서며 은행금리에도 비견할 만하다.
이와 같이 위험대비 높은 수익이 나오는 이유는 혼합형 펀드의 고유한 구조에 있다. 즉 갖고 있는 주식이 떨어져 비중이 낮아지면 70%나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일부 팔아 주식을 다시 30%까지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사서 평균단가를 자동으로 낮춘다는 스마트 펀드가 인기 있는데 혼합형 펀드는 사실 태생적으로 스마트 운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투자가들은 고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외면하고 자산운용사들은 수수료가 낮다고 뒷전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순수 주식형을 운용해야 제대로 된 매니저라고 생각한다. 운용사에서든, 판매사에서든 주요 상품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미운 오리 새끼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