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서 한국송유관 폭발..유럽 소포테러 잇따라호주.영국, 필리핀여행 자제 권고
미국행 항공화물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예멘에선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 일부가 폭탄 공격을 받고 폭발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 총리실 등을 노린 소포 폭탄 테러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이에 따라 각국이 테러 위험에 대비한 보안을 대폭 강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예멘서 한국송유관 폭발..알카에다 공격 추정=2일 예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 일부가 폭탄 공격을 받고 폭발했다.
한 관리는 누군가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을 송유관 밑에 설치한 뒤 폭파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보도채널 알 아라비야가 전했다.
다른 관리는 "인근 주민들은 폭발음이 들린 직후 수십명의 무장 알 카에다 대원들이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예멘에서는 각종 공사에서 배제된 지방 부족들이 지방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송유관을 폭파시키는 사례도 종종 있어 지방 부족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獨-伊 총리실 등 유럽도 '소포 폭탄' 공포=독일과 이탈리아 총리실에도 폭발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되는 등 그리스가 발송지인 소포 폭탄이 유럽 각지로 발송되면서 유럽에서도 테러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독일 총리실에서 폭발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됐다고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이 이날 발표했다.
그리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저녁까지 아테네에서만 최소 11개의 소포 폭탄이 발견됐다. 스위스와 러시아 대사관에서 소포형 폭발물이 터졌으며 앞서 지난 1일에는 아테네의 택배회사에서 처음 폭발이 발생했다.
소포의 수신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외에 아테네 소재 스위스와 러시아, 불가리아, 독일,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 등 공관 8곳이 포함됐다.
한 화물기에서 발견돼 이탈리아 볼로냐 공항에서 검색을 받았던 그리스발 소포도 수신처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그리스 경찰이 이날 밝혔다. 또 룩셈부르크 소재 유럽연합 최고법원과 네덜란드 유로폴(Europol)로 발송된 2건은 아테네 공항에서 제거됐다.
경찰은 아테네 소재 외국 공관에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사관 밀집 지역을 봉쇄하는 한편 외국 공관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상황이 이렇자 그리스 항공 당국은 48시간동안 국외로 발송되는 우편물 및 소포발송을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48시간동안 국외로 발송될 소포에 대한 보안검색을 통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추가 '소포 폭탄'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현지 경찰은 그러나 이번 연쇄 소포 테러와 예멘발 기내 소포 폭탄과의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권총과 총알을 소지한 20대 그리스 남성 2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1명은 관공서와 정치인 자택 등에 대한 방화공격을 일삼은 급진 좌파 그룹 CFN(Conspiracy of Fire Nuclei)의 일원으로, 수배 중인 인물이다.
호주 관광당국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고 믿을 만한 소식통이 전했다"면서 "대형 쇼핑몰이나 회의장 등 외국인의 방문이 잦은 곳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 대사관, 클럽, 호텔, 식당, 극장, 대중교통시설, 학교, 주요 스포츠 경기장 등도 테러 공격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영국 정부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서 알 카에다가 활동 중이라며 자국민에게 필리핀 여행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영국 경찰 고위관계자는 필리핀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이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정보당국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테러단체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알 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는 지난달 31일 발생한 바그다드 교회 인질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뒤 이집트 콥트교(이집트 재래 기독교)가 이슬람교도 여성 2명을 억류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라크 내 기독교인을 몰살하겠다고 경고해 이라크와 이집트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각국 보안강화.여행자제 권고=영국과 독일, 스위스, 아랍에미리트 등에 이어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각국 정부가 테러 위협에 대응해 예멘에서 발송된 항공 우편 및 소포, 항공화물의 자국 내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다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영국 방문과 관련, 보안수준을 높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은 현재 보안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심각(severe)' 단계(테러 가능성 매우 높음)로 정한 상태다.
이집트 경찰은 이날부터 남부도시 룩소르에서 열리는 '콥트교 축제'에 대비해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