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도 슈퍼스타가 나왔다. 바로 기아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말 기아차 시가총액은 전체 상장 기업 중 59위에 그쳤으나 현재는 10위로,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49등이나 뛰어 올랐다. 시가총액이 큰 주요 200개 기업 중 가장 많은 계단을 뛰어오른 기업이니 슈퍼스타라 부를 만하다.
기아차는 금융 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부터 투자자들의 박수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돌아온 상대적인 수혜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월간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채 지속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위기는 종종 세상을 변화시킨다. 경쟁 기업 간의 시가총액 순위를 비교해 봤을 때, 위기 이후 순위가 역전된 대표적인 기업이 롯데쇼핑과 SK에너지이다. 시가총액 순위로 볼 때 위기 이전에는 신세계가 13위, 롯데쇼핑이 22위로 신세계가 상위에 있었다. 그러나 위기를 거친 이후 이들의 순위가 바뀌었다. 11월 2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롯데쇼핑이 14위, 신세계가 21위이다. SK에너지와 S-Oil의 순위도 바뀌었다. 위기 이전에는 S-Oil이 시가총액 16위, SK에너지가 17위였는데 위기 이후 SK에너지는 12위, S-Oil은 30위가 되었다.
롯데쇼핑과 SK에너지, 두 기업 모두 새로운 성장동력을 견고히 구축했다는 것이 순위를 바꾸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다. 롯데쇼핑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소비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형 마트 체인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펼친 것이 계기가 되었다. SK에너지는 기존의 정유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가운데 2차전지의 분리막이라는 새로운 사업에서 잠재 성장성을 보인 것이 계기가 되었다. 결국 새로운 시장, 새로운 제품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보여줘야 주식 시장 참여자들이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덧 2011년 투자 계획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1년 농사라는 관점에서 신성장동력이 준비되어 있는 또 다른 ‘슈퍼스타 K’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