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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국경분쟁은 옛말… 양국 협력 전초기지로”

입력 | 2010-11-04 03:00:00

60년대 전쟁 치른 헤이샤쯔다오… 국경 획정후 합작사업 적극 모색日과는 ‘센카쿠-쿠릴’분쟁 대조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과 각각 해묵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때 국경 전쟁을 치렀던 중-러의 마지막 국경분쟁 지역은 양국 간 협력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중-러 양국은 2004년 10월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러 변계(국경) 동단 보충 협정’을 체결해 50여 년에 걸친 국경분쟁과 4300km에 이르는 양국 간 국경 획정을 마무리했다. 이 협정은 중국 동북단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헤이룽 강(러시아명 아무르 강)과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 강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 헤이샤쯔다오(黑할子島·러시아명 볼쇼이우수리스크 섬)를 분할해 일부를 중국에 반환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 섬은 1929년 옛 소련군이 점령했으며 중국은 1954년부터 이 섬의 반환을 요구했다. 협정은 섬의 총면적 335km² 중 북쪽 164km²는 러시아가 차지하고 남쪽 171km²는 중국에 반환토록 했다. 협정은 이듬해 양국에서 비준을 받아 발효됐으며 협정체결 만 4년 후인 2008년 10월 14일 양측은 구체적인 국경선 획정작업을 마무리하고 양국 경계에 경계비를 세우는 행사를 동시에 갖기도 했다. 섬은 둘로 나뉘었지만 철조망 등 특별한 구분은 없다.

중국 외교부장를 지낸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해 9월 경계비를 둘러본 후 “이제 헤이샤쯔다오는 중-러 합작의 시범지구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하바롭스크에서 65km가량 떨어진 이곳에서 합작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1950년대 초반까지는 이념적 동지로 밀월관계를 유지했으나 1960년에는 이념노선 및 외교갈등이 표면화하면서 국경분쟁도 본격화됐다.

1969년 3월 2일 우수리 강의 작은 섬 전바오다오(珍寶島·러시아명 다만스키 섬)에서 매복 중이던 중국 국경수비군이 옛 소련 순찰대를 공격하면서 첫 번째 교전이 벌어져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어 3월 15일에는 중국이 2000여 명의 병력과 야포로 공격하고 옛 소련군도 전차 장갑차 야포 등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으며 섬뿐만이 아니라 중국 국경 안에도 포격을 가했다. 그해 7, 8월 서부 신장(新疆) 지역에서도 양측 간에 총격전이 발생했으며 헬기와 전차로 무장한 수백 명의 옛 소련군이 중국 영토에 진입했다가 철수하기도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