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국내 -세계 박물관 500여곳 답사, 시리즈 3권 한꺼번에 펴낸 최병식 교수

박물관 미술관학 시리즈로 ‘뉴 뮤지엄의 탄생’ ‘박물관 경영과 전략’ ‘뮤지엄을 만드는 사람들’(동문선) 3권을 한꺼번에 펴낸 최병식 경희대 교수(사진)는 집필 동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최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세계 500여 개 뮤지엄을 방문해 큐레이터와 관장 등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모아 박물관의 정의와 규정, 관리와 연구, 경영 실태와 프로그램 등을 정리했다. 인터뷰를 위해 6개월 전부터 취지를 설명하는 e메일을 보내 약속을 잡기도 했고 촬영을 말리는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영국 국립미술관 중앙홀에선 얼마나 강경하게 사진을 못 찍게 하던지. 긴 설득 끝에 딱 한 장 찍을 수 있었죠.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비 오는 날 다리에 매달리다시피 해서 겨우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증과 기부를 받으려면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야겠죠. 그러니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활발히 하고 전시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공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블랙컨트리 생활박물관은 산업혁명 당시 영국 도시의 한 구역을 그대로 복원·보존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최병식 교수
“앞으로 뮤지엄은 문화의 주유소가 될 겁니다.”
최 교수는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전국 곳곳에 세워진 박물관 문학관 미술관 등을 잘 활용하면 접하기 어렵고 방치된 뮤지엄에서 공공문화의 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국립중앙박물관처럼 규모가 큰 곳만 잘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전국 각지에 있는 다양한 뮤지엄이 잘 활용되고 연구도 활성화돼 온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