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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 정상회의 D-6]정상 만찬은 한국 멋-맛 살려 수수하게

입력 | 2010-11-05 03:00:00

가정집에 모신듯 서민적 메뉴도 포함
한국기업인이 인수한 美 와인으로 건배




“한국의 맛을 최고의 정성을 통해 알리되, 사치스럽거나 논란 있는 식재료는 배제한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귀빈들을 위해 준비할 ‘맛의 향연’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을까. G20 준비위는 4일 행사 기간에 사용될 식음료의 준비과정을 공개했다. 정상급 33명과 배우자 20여 명, 100여 명에 이르는 참가국 장관급 및 중앙은행 총재를 위해 모두 10차례의 오찬과 만찬이 차려진다. 또 3000명에 이르는 지구촌 외신기자들을 위해 한식을 포함한 뷔페 식단이 짜여 있다.

○ 맛과 멋의 조화

정상들의 11일 만찬 장소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선정됐다. 문화재 11점이 정상들의 동선을 따라 전시되며 8일 출시되는 삼성의 태블릿PC ‘갤럭시 탭’을 비치해 8개국 언어로 유물을 설명한다. 배우자들의 만찬은 리움미술관에서 이뤄진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그림과 건축물을 직접 소개한다.

G20 준비위는 최고의 맛 전문가로 일찌감치 준비단을 구성했다. 양일선 연세대 부총장, 송희라 한식재단 부이사장 등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한식 세계화를 주도해 온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식단을 준비하면서 개개인의 채식주의 여부 및 종교적 신념까지 조사했고, 기피 식재료는 배제했다. 또 가정집에 초대된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프렌치 어니언 수프’ 등 서민적으로 느낄 메뉴를 포함했다.

박물관에는 조리시설이 없는 탓에 스테이크 메뉴를 외부에서 배달해야 한다. 때문에 준비단은 쇠고기를 구울 때 보온성이 높은 ‘파이 생지’에 싸서 굽는 방식을 선택했다.

○ 한국산 제철 식자재

양식과 한식 모두 우리 땅에서 난 계절 특산물을 이용했다. 상주 곶감을 먹여 키운 상주 한우, 넓고 비늘 없는 서해산 넙치, 제주 한라봉, 다도해산 줄돔, 횡성 한우, 영덕 대게, 신선한 강원도 고랭지 야채와 허브가 주요 재료라고 한다. 손지애 G20 준비위 대변인은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상어알, 거위간 또는 값비싼 송로버섯 사용은 자제했다”고 말했다.

○ 주류 선정도 고민 또 고민

지구촌 33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즐기는 와인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G20 조직위의 선택은 ‘중간 가격대’의 와인이었다. 이시영 행사기획단장은 “33인의 위상과 과거 G20 행사 때 쓰인 와인 가격대를 감안하면 최고급 와인이 필요하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탄생한 G20의 성격을 감안해 과거 행사에 비해 낮은 가격대를 골랐다”고 말했다.

이런 고려 끝에 정상들을 위해선 ‘온다도로(Onda d'Oro)’,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를 위해선 ‘바소(Vaso)’를 선택했다. 적포도주인 온다도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으로 한국 기업인이 인수한 브랜드다. 와인전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온다도로는 2006년산 기준 45만 원, 바소는 2007년산 기준 1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