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강한 미국 재건” 공약… 오바마 ‘설득 외교’ 조정 불가피
민주 공화 양당 모두 미국의 국가안보는 어느 순간에도 양보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의 가치라고 주장하지만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인 정책은 아주 다른 경우가 많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병존하게 된 행정권력과 의회권력 아래에서 미국 외교안보정책이 미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강한 미국의 재건에 나설 공화당
집권 직후부터 ‘핵 없는 세상’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이른바 ‘스마트 외교’를 공식 노선으로 내걸고 지난 정부 시절 취했던 일방주의적 힘의 외교에 대해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의 노선에 대한 명시적인 반대표시다. 오바마 대통령은 5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 군사력의 사용과 관련해 이 보고서는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나 비(非)국가 행위자의 공격위협에 대비한 선제공격(pre-emptive)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또 공화당은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의 민간법정 재판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고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막아내기 위한 미사일 방어체계의 강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스마트 외교는 계속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 중간선거 패배 직후 처음으로 소집한 각료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외교안보 분야에서 초당적인 협력을 했던 과거의 전통을 존중해 줄 것을 부탁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와 4월에 체결한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의회비준을 특정해 거론하며 “START는 전통적으로 민주 공화 양당의 고른 지지를 받아온 사안”이라며 “러시아에 미국의 핵탄두 감축 노력이 진지한 것이며 미국이 솔선수범해 확산방지를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반도 외교안보에 미칠 영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사생결단’으로 반대했던 샌더 레빈 민주당 하원의원이 의장 자리를 내놓게 되면서 공화당 간사인 데이브 캠프 의원이 하원 세입위원장을 맡게 된다. 자동차산업으로 먹고사는 미시간 주 출신인 캠프 의원은 벌써부터 “FTA 비준을 원한다면 한국은 쇠고기와 자동차 시장 개방을 한층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공화당 지도부가 FTA 비준 협조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분위기는 한결 좋아졌다. 대북관계는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원 외교위원장이 유력한 공화당의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의원은 당장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 분명하다. 탈북자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고 국제관계위원회 산하 테러·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을 맡을 에드 로이스 의원은 북한 인권문제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