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원화 결제방식 내놓을 겁니다”
○ 위임하는 경영
올해 3월 다날의 박성찬 대표(사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땐 거절당했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도저히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시간이 된다고 했다. 2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다날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박 대표는 “미국 일을 다 넘겨놓아서 이젠 시간이 좀 생겼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별명은 ‘스토커’다. 실무자의 집까지 쫓아가는 끈질긴 영업스타일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렇게 영업하면 경찰이 출동한다고 했다. 한국식 영업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인력회사로부터 통신사 영업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의 목록을 사서 이들을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렇게 통신사 부가서비스 사업을 해온 짐 그린웰 씨를 사장으로 영입했고, 통신업계에서 기업간(B2B) 영업만 25년 이상 해온 드니즈 아처 씨를 가장 중요한 통신사 영업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다. 박 사장은 영어를 못해 통역을 쓰면서도 수없이 이들을 만나 “다날에서 일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AT&T와의 계약이 발표되자 이 외국인들에게 모든 걸 맡기고 짐을 싸서 한국에 왔다.
○ 좌충우돌 10년
박 대표는 고려대 건축학과 82학번이다. 학교는 1년도 다니지 않고 중퇴했다. 그는 “집이 어려워 돈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 뒤 작은 건설회사를 몇 번 직접 창업했고,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는 “뭔가 뜨는 게 없을까” 기웃거리다 ‘삐삐’(호출기)에 숫자 대신 문자를 보내주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게 다날의 시작이었다. 삐삐의 유행이 끝나자 휴대전화 벨소리를 만들어 팔았고 소액결제는 벨소리를 팔기 위해 고안한 시스템이었다.
지금 다날은 거꾸로 소액결제로 판매하기 쉬운 온라인게임, 디지털 음악 등을 판매한다. 온라인게임회사인 다날엔터테인먼트와 음악포털 ‘오디오닷컴’ 등이다. 최근에는 원화로 미국 인터넷 서비스에서 콘텐츠를 사는 등 결제의 국경을 없애는 새로운 결제방식을 고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