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명칭과 함께 사용, “대체못하고 혼선만 초래”
새만금을 외국인이 부르기 쉽게 하고 글로벌 이미지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취지에서 거액을 들여 공모로 선정한 별칭 ‘아리울(ARIUL)’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혼선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과 전북도는 새만금을 세계적인 명품사업으로 이미지화한다며 2억3000만 원을 들여 국내외에 공모해 새만금의 새 이름으로 ‘아리울’을 선정했다. ‘아리울’은 ‘아리(물의 순 우리말)’와 ‘울(울타리, 터전의 순 우리말)’의 합성어.
‘물의 도시’라는 새만금의 특성과 함께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선정된 이름이다.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새만금 종합개발 국제 공모’에 참석한 외국 전문가들이 새만금(Saemangeum)을 ‘새만기움’ 또는 ‘세이만지움’ 등으로 불렀고 발음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
한 홍보 전문가는 “럭키금성과 LG를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새 이름이 생기면 헌 이름은 자연스럽게 없어져야 하는데, 새만금과 아리울은 혼용되고 있는 데다 오히려 새만금의 인지도에 밀려 아리울의 존재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리울과 새만금의 명칭을 함께 사용한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혼선이 불가피해 결국 새 이름을 짓는 데 돈만 낭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북도는 ‘아리울’이 선정될 당시 “새만금과 관련한 공문서와 자료 등에 새만금 대신 아리울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리울이 선정된 지 1년이 거의 다 됐지만 공문서는 물론 도로 표지판이나 각종 건물의 간판도 여전히 ‘새만금’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리울은 새만금 전체의 이미지가 아니라 새만금 내부에 조성되는 명품복합도시의 명칭으로 보는 게 적합하다”면서 “아리울이나 새만금의 명칭을 같이 쓰는 것도, 하나만 사용하기도 어려워 어정쩡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