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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제까지 해적의 밥이 될 건가

입력 | 2010-11-08 03:00:00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삼호드림호와 선원들이 216일 만에 풀려나 다행이지만 해적들에게 한국 선박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상습 표적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소말리아의 이른바 ‘해적산업’은 6일 하루 동안에만 18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챙겼다. 삼호드림호와 선원들을 석방하는 대가가 900만 달러, 싱가포르 선적의 화물선과 중국인 선원들의 몸값이 900만 달러였다. 해적들은 AFP 통신사에 전화를 걸어 헬리콥터에서 돈뭉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몸값이 전달됐다고 자랑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올 들어 37척의 배를 납치해 몸값을 받아냈다. 이 중 상당부분은 해적의 능력을 키우는 무기와 선박 구입에 재투자된다. 한 해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기업형 범죄조직을 피랍된 선박과 해운회사, 피해국의 개별 대응으로 차단하기는 어렵다. 인질을 살리기 위해 제공한 돈이 해적산업을 키우는 데 쓰이는 악순환을 차단하려면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다국적 함대에 소말리아 영해 진입과 필요한 무력수단 사용을 허가했지만 선박 납치는 줄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에 상륙해 해적의 근거지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작전범위를 넓혀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해적 담당특사를 임명해 적극적인 개입을 시작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해적을 소탕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지 않으면 해적 피해를 줄일 수 없다.

한국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8척의 한국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7척은 몸값을 주고 풀려났고 원양어선 금미305호는 아직 붙잡혀 있다. 정부와 선박회사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선박이 계속 소말리아 해적의 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 4월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인근 아덴 만에 파견됐지만 한국 선박의 피랍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함은 납치된 삼호드림호를 추적해 따라잡았으면서도 해적을 공격하지 않았다. 청해부대는 해적들이 다시는 한국 선박 납치를 시도하지 않도록 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부도 우리 상선과 어선에 위험지역을 피하고 무장경호원 승선을 포함한 자구책을 강화하도록 해 피랍을 최대한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