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선발 교직원자녀 실사-담당자 호출’에 불만 폭발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와 전국대학교입학관리자협의회가 이달 초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독단적인 행정을 비판하는 항의문건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시1차 전형이 한창이던 9월 중순 대교협이 입학사정관제 시행을 통해 정부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전국 60개 대학에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최근 2, 3년간 입학한 교직원 자녀 현황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국정감사 전후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11월 중순 발표를 목적으로 현황 자료를 수집하고 실사에 나선 것.
문제는 대교협이 추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대교협은 지난달 27일 각 대학이 교직원 자녀의 지원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또 공문을 보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29일 낮 12시까지 대학별로 입학사정관 1명과 교직원 자녀 장학금관리 담당자 1명이 대교협 입학지원팀을 방문해 대교협 관계자들이 보는 앞에서 시스템을 ‘시연(試演)’하도록 요구했다.
▼ 대교협 “공정성 점검”… 대학들 “범죄자 취급하나” ▼
입학처장들은 항의문에서 “대교협의 추가 확인 요청은 입학사정관제도가 안정화 단계로 가고 있는데 모든 대학이 부도덕한 방법과 전형으로 부당한 행위를 했다고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교협은 대학과 자율 협의를 통해 협력하는 존재인데도 최근 들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하는 사례가 많다”며 형식적인 의견수렴 지양과 의견수렴 결과 통보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교협 관계자는 “그런 서한을 받은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는 제출 기한 연장 요구가 주목적이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 줬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대학은 “서면 자료 제출에만 응하겠다”는 의사를 대교협에 전달한 상태. 서울 B대학 입학처장은 “그동안 교육과학기술부와 대교협이 대학에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라고 독려하다가 일부 문제점을 들어 대학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에 대학들이 반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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