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저가 발행으로 87억 시세차익 의혹”
부동산 헐값매각 통해 비자금 조성說도

국세청은 8월경 오리온그룹이 BW를 이용해 대주주인 담철곤 회장의 지분을 늘리고 회사 소유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에 배당했으며, 기초적인 자료 검토를 마친 뒤 이달 말경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오리온그룹 계열사였던 온미디어는 2000년 6월 7년 만기로 140억 원 규모의 BW를 발행했으며, 1년 뒤 신주인수권(warrant·워런트)을 제외한 사채는 전액 상환이 이루어졌다. 당시 발행된 신주인수권은 온미디어 주식 56만 주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였으며 담 회장은 이 중 58.9%인 33만 주가량의 신주인수권을 2억 원에 사들였다.
오리온그룹 계열 건설사인 메가마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오리온그룹이 마크힐스 대지를 시행사 E사에 헐값에 매각하고 이후 시공을 계열사인 메가마크가 맡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올 상반기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재계 순위 60위권인 오리온그룹은 2001년 9월 모그룹인 동양그룹에서 제과업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했다. 담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전 회장의 둘째 사위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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