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증이란 말 그대로 점막이나 피부가 푸르게 변하는 현상이다. 피가 붉은 이유는 혈액 속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해 산화되면서 붉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산소와 결합되지 않은 환원 헤모글로빈 양이 혈액 100mL당 5g 이상일 경우 피가 충분히 붉지 못해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액 중에 환원 헤모글로빈이 많다는 것은 혈액 내 산소가 극히 부족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청색증은 심각한 호흡기 질환이 있다거나 질식해서 거의 숨을 쉬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들 모두에게서 이런 소인은 발견되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의 몸에서 산소를 앗아간 것일까.
사람들에게 청색증을 일으킨 원인이 밝혀지자 의문은 어떻게 해서 질산나트륨이 소금병에 담기게 됐는지로 넘어간다. 어처구니없게도 공장에서 소금을 포장하던 직원의 실수로 소금 포대에 염화나트륨이 아닌 질산나트륨이 담기게 된 것. 이것이 그대로 레스토랑 손님들의 식탁 위로 올라갔다. 또한 질산나트륨 역시 짠맛을 지닌 흰색 결정이기에 손님들은 아무 의심 없이 먹었던 것이다.
이처럼 요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인물들과 어떤 물질들과 어떤 상황들이 개입되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음식을 먹으며 살고 있다. 원재료는 신선했더라도 유통 과정에서 누군가의 실수 혹은 고의로 오염되거나 뒤바뀔 가능성은 다분하다. 어쩌면 그토록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오면서도 아직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남아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일지도 모른다. 아주 작은 식품이라도, 고의가 아닌 실수로라도 오염시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