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탄생 비밀 규명 새 장 열다
납 입자들이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그린 개념도. 출처 텔레그래프
CERN 소속 과학자들은 그동안 사용해온 양성자 대신 납 이온을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태양 중심부 온도보다 100만 배 높은 극초고온과 극초밀도를 만들어냈다. LHC는 7일 처음으로 납 이온 충돌에 성공했으며 이후 실험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정도로 두 개의 입자 빔이 안정화됐다고 CERN은 밝혔다. 바르바라 바름바인 CERN 대변인은 “가속기 안에서 일어난 것은 매우, 매우, 매우 작은 규모의 폭발(bang)이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LHC 내 충돌이 우주가 어떻게 시작됐는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쿼크-글루온 플라스마’로 이루어진 걸쭉한 물질 수프를 만들어낼 만큼 강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수주일 동안 납 이온 충돌실험을 더 실시해 우주 탄생의 비밀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밝혀낼 계획이다. 바름바인 대변인은 “수개월 뒤에는 과학자들이 중요한 발견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HC는 암흑물질과 반(反)물질의 증거를 찾아내고 시공간의 숨은 차원까지 찾아내기 위해 주로 양성자 충돌실험에 사용되지만 매년 12월 정비를 위해 가동이 중단되기 전 한 달간은 납 이온 충돌실험이 진행된다고 CERN 측은 설명했다. 납 이온은 양성자보다 무거워 순환시키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찾고자 하는 물질의 상태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