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표 밝은 표정 한미 통상장관회의 이틀째인 9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운데)가 오후 휴식을 취한 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끝내기 담판을 하려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반까지 진행된 뒤 오후 5시 반부터 한 시간가량 추가로 열렸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국회 비준 동의안 거쳐야 하는 협정문 수정은 불가
우리 정부가 ‘협정문 수정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명분상의 이유는 이번 협상이 재협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협상 전부터 이미 여러 차례 “협정문의 점 하나라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미 양측의 ‘이익의 균형’이 반영돼 있는 협정문에 미국 측의 일방적 요구로 재개된 추가 논의의 결과로 일부라도 손을 댈 경우 우리의 이익이 훼손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한 발언이다.
미국은 자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해 10년간 25% 관세 철폐 기한 연장, 한-유럽연합(EU) FTA에서 인정하고 있는 관세 환급제 상한 제한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협정문 원안에 손을 대야 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 미국, 쇠고기 ‘히든카드’로 활용할 가능성 있어
쇠고기 문제 역시 막판 협상의 판을 뒤흔들 수 있다. 8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지만 아직까지 논의하진 않았다”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쇠고기 문제가 미국 측의 마지막 ‘히든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관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리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쇠고기 문제를 들고 나와 자동차 관련 요구를 관철하려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 당시 그동안 협상 테이블에서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던 쌀 문제를 막바지에 들고 나와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전례가 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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