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합의문 형식’ 진통

韓 “양해각서에 담자” 美 “부속서에 담자”

한미 양국이 9일 이틀째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쟁점 논의를 위한 통상장관회담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양측은 통상장관회담을 하루 더 연장해 11일 한미 정상회담 전까진 어떤 형태로든 합의안을 도출해 낸다는 분위기다.

외교통상부는 9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두 번째 통상장관회담 직후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아직 전반적으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식 발표와 달리 이날 양국 대표는 청와대, 백악관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의견을 조율해 타결이 임박했음을 드러냈다. 이미 8일 밤 긴급 장관급회의를 개최해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와 의견을 조율한 외교부는 9일에는 아예 김 본부장이 직접 청와대로 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커크 대표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반까지 협상을 벌인 뒤 청사를 나갔다가 오후 5시 반경 돌아와 다시 한 시간가량 논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지금까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한국의 자동차 안전기준 및 연료소비효율, 배기가스 배출 등 환경기준을 완화하기로 하고 양국 간 자동차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에는 대체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합의 방식과 관련해선 양국 장관 간 양해각서 형태의 합의를 주장하는 한국과 부속서 형태의 합의를 주장하는 미국 측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측은 ‘본문은 절대 건드릴 수 없다’고 하고 있고 미국 측은 부속서 형태를 원하고 있어 협상의 최종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