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20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금융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추가 양적확대와 아시아 환율 절상 억제로 반영되고 있는 총성 없는 금융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결정할 변수이기 때문이다. 10월 열린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경쟁적인 환율 약세 정책은 피하자는 합의를 이끌어 낸 이후 미국의 양적확대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고 이는 글로벌 환율에 대한 공조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미국의 2차 양적확대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어 세계 자본시장에는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의 주요 관심 사안은 글로벌 불균형 해소와 관련한 방안의 모색이다. 성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안은 환율이라는 가격변수 조정이며, 수요 측면에서는 아시아가 적극적인 내수 부양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달러 약세 정책뿐만 아니라 경상수지 목표제, 외환보유액 조절, 그리고 자본 유출입 완화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에 따라 거론되는 것이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에 대한 논의이다. 외환보유액 확대를 억제한다면 환율이 좀 더 시장 결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며 아시아가 흑자를 쌓기보다는 쓰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압력이 된다. 그러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금융안전망 도입과 자본 유출입 안전망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금융위기에서 신흥국들은 외환보유액 확대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할 필요성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사용과 지역별 금융안전망 구축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부분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진전된다면 세계 불균형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개국 정상들이 세계 경제의 회복 지속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떠한 합의를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각국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한다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지역과 국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 있어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결과를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