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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조영미씨의 사부곡

입력 | 2010-11-11 03:00:00

故조상현 前음악협회장에게 바치는…




“아버지는 오전 5시에 어린 저희들을 깨워 집 근처 장충단공원을 한 시간 동안 산책하게 하셨어요. 추운 겨울에도 말이죠. 운동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 한 시간 연주 연습을 한 뒤에야 아침을 먹었어요.”

바이올리니스트 조영미 연세대 음대 교수(사진)는 지난달 29일 노환으로 별세한 아버지 조상현 전 한국음악협회 회장에 대한 추억을 이렇게 떠올렸다.

조 전 회장은 전쟁의 포화가 가시지 않은 1954년 배재음악당에서 첫 독창회를 연 뒤 2001년 마지막 콘서트까지 50여 년 동안 활동한 원로 성악가. 2년에 한 번꼴로 공연을 열며 왕성하게 활동했고 피아니스트 조영방(단국대 음대 교수), 조영미, 첼리스트 조영창(독일 에센폴크방 음대 교수) 씨 등 2녀 1남을 음악인으로 키워냈다. 이들 세 남매는 1976년부터 ‘조트리오’로 활동하며 국내 정상급 트리오로 인정받아왔다.

해마다 독주회를 열어왔던 둘째 딸 조영미 교수가 17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트홀에서 바이올린 독주회를 연다. 피아노는 김금봉 연세대 음대 교수가 맡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마음이 많이 힘들어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공연 소식이 이미 많이 알려져 무대에서 추모의 마음을 담기로 했습니다. 평소 열심히 활동하셨던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거든요.”

조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3번 전곡을 선보인다. “세 곡 모두 브람스다운 심오하고 섬세한 감정표현이 특색이죠.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와도 잘 어울릴 겁니다.”

‘조트리오’는 2006년 30주년 기념 연주회 이후 4년 동안 콘서트에서 만나지 못했다. 조 교수는 “내년 10월 같이 공연할 예정이에요. 기념행사 등에서 잠깐 공연한 것을 빼면 정식 콘서트로는 5년 만에 여는 것”이라고 답했다. ‘공연이 너무 뜸하다’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다들 바쁘니 같이 할 자리가 적네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한 가족이라 트리오 ‘해체’는 없으니까요.” 2만, 3만 원. 02-701-4879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