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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의 사상가적 면모 널리 알릴 것”

입력 | 2010-11-12 03:00:00

전집 준비하는 윤병석 교수




서울 서초구 윤봉길기념관 내 윤 의사 조형물 앞에 선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는 “우리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나약한 역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base@donga.com

5월 결성된 매헌 윤봉길 전집 편찬위원회에는 윤 교수를 위원장으로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 김희곤 안동대 사학과 교수,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한시준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 등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4일 서울 서초구 윤봉길 기념관에서 만난 윤 교수는 “국민들은 윤 의사를 막연히 의혈투쟁가로만 알고 있지만 그의 의혈투쟁을 설명하려면 윤 의사의 행적과 사상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7권으로 계획 중인 전집은 올해 안에 2권, 내년 중 5권이 나올 예정. 1권에는 윤 의사의 시문과 농민운동, 2권에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 거사의 전말, 3, 4권에는 당시 국내 및 해외 언론의 반응을 담을 계획이다. 5권에서는 현양(顯揚) 관련 자료를 소개하고, 6, 7권에는 유해 발굴 과정과 윤 의사 도록이 실린다. 전집 예산은 국회가 마련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도왔고 올해는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힘쓰고 있다.

윤 교수는 “윤 의사는 한일강제병합 뒤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 거사를 일으켰다. ‘내선일체’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이를 깨뜨리고 스러져 가는 민족의식을 일깨웠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힘을 잃어가고 있던 임시정부가 다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 점,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일제에 항쟁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윤 의사의 거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에게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은 소회를 묻자 그는 “국민들의 역사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0년간 외국에서 공부한 학자들은 우리의 역사가 나약한 역사라고 말해 왔지만 독립운동사를 구체적으로 보면 그건 틀린 말입니다.”

그는 “다른 민족에 점령당한 민족들은 대개 침략자의 문화에 동화됐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사의 의거와 3·1운동 등이 그 증거입니다. 알려진 역사 속의 상세한 내용을 오늘날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