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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아경기]믿는다! 괴물… ‘도깨비’ 방망이 묶어라

입력 | 2010-11-13 03:00:00

야구대표 에이스 류현진, 껄끄러운 대만전 선발
역대 상대전적선 2승무패




류현진

첫 경기다.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상대는 대만이다. 늘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으면서도 고비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그 대만이다.

한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부터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이후 대만과 19번 만났다. 상대 전적은 11승 8패로 언뜻 대등해 보이지만 8패 가운데 6패는 대륙간컵 등 1.5군이 출전한 대회라서 큰 의미가 없다.

나머지 2패가 문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삿포로의 굴욕’과 2006년 아시아경기 ‘도하의 굴욕’ 등 2000년대 한국 야구의 가장 아픈 2패를 대만에 당했다. 대표팀뿐 아니라 국내 리그의 절대 강자 SK는 2007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의 퉁이에 무릎을 꿇는 바람에 우승컵을 들지 못했고, 올해도 양국 챔피언십에서 슝디에 1승 1패로 고전했다. 대만이 ‘도깨비 팀’으로 불리는 이유다.

11승 가운데 낙승도 있지만 쉽지 않은 경기도 많았다. 2008년 3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진땀을 흘린 끝에 4-3으로 이겼고, 올림픽에서도 7-0으로 앞서다 맹추격을 당하며 9-8로 어렵게 끝냈다.

지난해 3월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대결 상대도 대만이었다. 한국은 경계의 날을 곤두세운 채 경기에 나섰고 9-0 완승을 거뒀다.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준 선발 투수 덕분에 불펜도 타선도 부담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바로 류현진(한화)이다. 그는 당시 첫 경기 선발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3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며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투구 수 제한 때문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인상적인 피칭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런 류현진이 다시 대만과의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류현진은 올 시즌 막판 컨디션 저하로 트리플 크라운 달성은 실패했지만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괴물’. 지난달 대표팀에 합류한 뒤 한동안 페이스를 찾지 못했지만 광저우에 입성한 뒤 자신감을 회복했다. 주장 봉중근(LG)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등 평소 보여주던 웃음도 되찾았다.

류현진은 역대 대만과의 경기에 2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겼다. 그 이름만으로도 대만에 위협이 된다. 아예 ‘대만 킬러’로 자리 잡을 좋은 기회다.

광저우=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