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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재테크]“풀린 달러 신흥국으로”…동남아-중남미펀드 계속 보유하라

입력 | 2010-11-16 03:00:00

여유자금 묻어둔 5개 펀드 원금 회복해 가는데…갈아탈지 고민




11월 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앞으로 8개월 동안 나눠서 시중에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2차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8월 밝혔던 2500억 달러와 합하면 내년 6월까지 한 달에 약 1100억 달러씩을 시장에 풀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중국이나 독일 등에서는 이번 양적완화 정책의 적절성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너무 많이 풀려버린 달러 유동성 때문에 달러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경기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신흥시장으로 유동성이 몰리면서 신흥시장 자산가격은 거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거품이 언제 꺼질 것인가’에 있지만 그보다 먼저 투자자들이 밟을 단계는 바로 유동성의 힘으로 인해 자산가격이 더 오르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거품을 걱정하기에 앞서 좀 더 남은 상승 계단을 순차적으로 밟는 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펀드 가운데 차이나펀드와 중남미펀드, 동남아시아펀드는 계속 갖고 있는 게 좋습니다. 상담자가 가입한 차이나펀드는 홍콩 H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지금은 손실률이 가장 크지만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연동돼 있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앞으로 홍콩 H시장과 중국 본토 시장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중남미펀드는 원금을 회복한 뒤 수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남미펀드는 앞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수혜를 볼 펀드로 꼽히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펀드는 지금도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고 당분간 신흥국 자금 유입에 힘입어 추가 상승이 예상되므로 계속 보유하는 게 낫습니다.

국내 주식형펀드와 유럽배당펀드는 리밸런싱(재조정)하기를 권합니다. 한국 시장도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 선호로 자금 움직임이 바뀌었고 지속되는 외국인 순매수, 저평가된 가치 등으로 여러 가지 호재가 많습니다. 하지만 상담자가 보유한 펀드는 같은 유형의 다른 펀드보다 성과가 저조합니다. 또 유럽배당펀드는 어마어마하게 풀린 유동성이 과연 유로존으로 러브콜을 보낼지 의문이 듭니다. 앞으로도 유럽국가의 회복 속도는 다른 신흥시장보다 느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펀드의 성과 또한 계속 저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형펀드와 유럽배당펀드에서 환매한 약 7000만 원은 어떻게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투자자의 투자 성향별로 두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공격형 투자성향이라면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자금은 증시가 조금씩 조정을 받을 때마다 국내 중소형주식형펀드를 분할 매수하십시오. 또 유럽배당펀드 환매자금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주가연계형 상품에 넣어두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과다한 펀드 비중으로 맘고생이 심했던 안정형 투자자라면 확정 쿠폰을 지급받는 비과세보험에 가입해 원금은 안전한 저축성 보험상품에, 과실은 적립식펀드에 분할 투자해 절세와 수익을 모두 노리는 게 좋습니다.

투자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앞으로 다가올 변곡점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이를 신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다소 부족하다 싶은 선에서 변곡점에 맞춰 재조정한다면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경주 신한은행 방배PB센터 팀장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