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화두가 있다. 신문의 경제섹션에도 자주 등장한다. 바로 ‘배당’이다. 주식 투자자이건, 펀드 투자자이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배당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배당은 중요한 투자 지표이면서 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런데 올해 배당에 대한 관심이 예년보다 훨씬 더 크다. 다름 아닌 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이다. 저금리 상황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의 배당에 기대를 크게 걸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은행 확정금리만 고집해왔던 고객이 배당이 많은 주식이 어떤 것인지를 문의하러 왔다. 아마도 더 이상 현재의 금리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일반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그나마 적다는 배당종목투자에 눈길이 간 듯했다.
올해 12월 결산법인의 기말 예상 배당금 지급규모는 전년도보다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코스피 종목 중 시가 배당률이 높은 50개 종목만 놓고 보면 예상 배당수익률은 3.7% 수준이다. 현재는 3년 이상 장기보유하면 배당소득에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시중 금리 대비 배당투자의 메리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배당주 투자에서도 조심할 구석은 있다. 단기간에 증시의 주가변동이 확대될 경우, 배당수익보다 자본손실(주가하락)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는 세제 개편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과세 여부에 따라 배당투자의 세후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꼭 짚어야 할 부분이다.
매년 배당액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기업이 재무적으로 안정되고 기업의 수익기반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배당투자야말로 미국의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이 강조해온 가치투자의 출발이다. 이렇듯 배당투자는 단지 배당수익 자체만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의 배당투자는 실익이 거의 없다. 기업의 배당 성향을 향후 기업 자금사정이나 실적을 전망하는 보조 자료로 활용하면서, 장기투자를 겨냥하는 배당투자를 강추한다.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jk1017.lee@samsung.com
정리=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