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也의 也는 종결사가 아니라 어떤 사안을 주제화하는 기능을 한다. 仰不足以事父母와 俯不足以畜妻子는 지난호(1027)에 나온 仰足以事父母와 俯足以畜妻子를 각각 부정한 말이다. 樂歲는 풍年(풍년)으로, 凶年의 상대어이며 終身苦와 免於死亡은 終身飽와 免於死亡을 각각 부정했다. 終身飽를 부정해서 終身不飽라 하지 않고 終身苦라고 변화를 주었다.
惟는 唯와 통용한다. 救死而恐不贍은 본래 恐不贍於救死의 문장에서 救死(구사·죽음을 구제함)를 앞으로 내어 강조한 것이다. 恐은 ‘두렵다’로 풀이하지만 여기서의 恐은 어떤 사태의 부정적인 결과를 추정할 때 쓰는 말이다. 奚暇(해가)는 ‘무슨 겨를에’로, 奚는 ‘어떤, 무슨’의 뜻을 지닌 의문사이다. 治禮義의 주어는 民인데, 생략되어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