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아닌 영법선 펠프스에도 밀리지 않아
이제는 세계신기록이다.
16일 박태환은(21·단국대)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자유형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를 지도한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박태환이 이번대회에서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400m세계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고 평했다.
남자자유형400m 세계기록은 2009로마세계선수권에서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운 3분40초07이다. 마린보이의 기록과는 아직 격차가 있는 것도 사실. 그럼에도 볼 코치가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태환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 것은 턴과 잠영이다. 수영전문가들은 “200m에서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비교해도 턴에서 질 뿐, 수영에서는 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볼 코치 역시 14일 자유형200m 결선 직후 잠영보완을 말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 이후 200·400m에서 모두 ‘잠영’은 마린보이의 공인된 약점이었다. 하지만 볼 코치는 새로운 논점을 제시했다.
“200m와 400m에서의 잠영은 구분해야 한다. 200m와 달리, 400m에서는 박태환의 잠영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가까이에서 지켜 본 ‘호주의 수영영웅’ 이언 소프를 예로 들었다. 소프는 비더만 이전까지 세계기록(3분40초08·2002년) 보유자였다. 볼 코치에 따르면 소프 역시 박태환과 비슷한 거리의 잠영을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최대12m의 잠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400m에서는 이렇게 할 수 없다.
즉, 400m는 200m에 비해 잠영이 기록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다는 의미다. 영법에 강한 박태환의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400m세계기록이 첨단수영복 덕? 이전기록과 고작 0.01초차’
400m세계기록을 세울 당시 비더만은 기술도핑이 논란이 일었던 첨단수영복을 입었다. 본인 스스로도 “2초의 기록단축 효과가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2010년부터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첨단수영복을 금지하면서 비더만의 기록이 난공불락으로 느껴졌던 것도 사실. 심지어 “이전 기록과 첨단수영복을 입고 세운 기록은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볼 코치는 “자유형400m는 첨단수영복을 입고 깬 세계기록 중 이전기록과 가장 미미한 차이였다”고 했다. 400m에서 비더만(3분40초07)은 소프(3분40초08)의 기록을 단 0.01초 단축했을 뿐이다. 거리상으로 따지면 손톱길이 정도다.
소프가 첨단수영복 없이도 현 세계기록에 근접한 기록을 냈기 때문에, 박태환 역시 가능하다는 의미다.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