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장애인 아시아경기 준비 국가대표 한사현 감독
휠체어 농구 국내 첫 실업팀인 서울시청팀 한사현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이 17일 ‘2010 SK텔레콤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다. 사진 제공 서울시청 휠체어농구팀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시청 휠체어 농구팀 한사현 감독(42)은 18일 “생업과 병행하지 않고 연습에 집중할 수 있는 실업팀도 창단됐으니 12월 열리는 광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에서는 12년 만에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청팀은 이날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0 SK텔레콤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서 ‘무궁화전자’ 팀에 이어 준우승을 했다.
한 감독은 6세 때 소아마비를 앓고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다. 국내에 휠체어 농구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1985년 한 감독은 친구를 따라 휠체어 농구를 시작했다. 1988년부터 12년 동안은 국가대표 선수로 뛰며 1998년 방콕 장애인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2002년 부산 장애인 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을 땄다. 2008년부터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7년 만에 한국 대표팀을 세계선수권대회 본선에 올려놓았다. 한 감독은 “휠체어 농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조건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스포츠”라고 말했다.
비인기 스포츠를 계속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한 감독은 2003년 장애인 보조기기를 판매하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며 회사의 지원을 받아 동료들과 아마추어팀을 꾸렸다. 2007년 회사 지원이 끊겨 팀이 해체되자 휠체어 수입 및 판매회사를 직접 차리고 휠체어 농구팀을 만들었다. 1년에 3000만 원 넘게 들어갔다.
열악한 상황에서 팀을 후원할 곳을 찾던 한 씨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서울시가 올해 3월 휠체어 농구 국내 첫 정식 실업팀을 만들고 그에게 감독을 맡긴 것. 서울시청팀은 올해 전국체전 금메달을, 서울시장배 우승을 따냈다. 국가대표와 시청 농구팀 일에 전념하느라 자신의 회사도 동료에게 넘긴 한 감독은 수입은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고 한다.
일본에는 휠체어 농구팀이 100개가 넘지만 국내에는 장애인팀 19개, 대학 특수체육학과 등이 운영하는 비장애인팀이 10개 있을 뿐이다. 한 감독은 “휠체어 농구는 일반 농구보다 키의 장벽이 덜해 세계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그러려면 실업팀도 늘고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