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마을 중앙회 전국적 캠페인
한국에 온 지 5년이 된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 이수진 씨(왼쪽)와 오성희 중랑구 망우3동 새마을부녀회장이 18일 서울 중랑구 면목4동 중랑구민회관에서 ‘멘터-멘티’ 결연을 한 뒤 증서를 내보이고 있다. 이들은 새마을운동중앙회 등의 주최로 이날 열린 ‘다문화정착 지도자 교육’에서 결연을 했다. 사진 제공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2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사는 한 일본 출신 결혼이주여성은 남편의 폭언과 폭력 때문에 괴로워했다. 정신질환이 있던 남편의 증상이 결혼 뒤 심해졌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남편이 병원에 가기를 거부한 것. 이를 알게 된 새마을부녀회 멘터 유봉남 씨(64)는 이 여성의 남편이 병원에 가도록 설득하고 영주시새마을회를 통해 무료로 치료를 받도록 도왔다.
○ 다문화 갈등 푸는 새마을운동
“저는 중국에서 장사를 했거든요. 한국에서도 장사를 해보고 싶은데 남편하고 소통이 잘 안 돼요. 제가 이 일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말하면 이래요. ‘시끄러워, 그만해’라고요.”
17일 서울 중랑구 면목4동 중랑구민회관에서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천즈춘(陳志春·43) 씨의 말에 집중하던 이주여성 60여 명이 한꺼번에 웃음을 터뜨렸다. ‘말 안 해도 안다’는 표정들이다.
이들은 이날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이 연 ‘다문화 정착 지도자 교육’에 참여했다. 중앙회는 문화 차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줄이고 한국사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한 번에 사흘씩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벌써 53회째로 올해 교육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 자존심 회복 교육 필요
일부 선배 이주여성은 다문화 정착 지도자 교육을 받은 뒤 자국 출신 새내기 이주여성의 멘터가 된다. 3월 멘터가 된 중국 출신 김홍래 씨(39·전남 함평군 함평읍·1996년 결혼)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이들은 한국에서 농사를 처음 지어본다며 힘들어하다가 펑펑 울기도 한다”며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힘들어하면 고향 음식을 만들어주며 위로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