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적 수요관리 5가지 추진전략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지만 수요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완벽하게 미래를 알려주는 수요 예측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확한 예측에 매달리기보다는 고객들의 수요를 극대화하거나 과거에 없던 새로운 수요를 창조하는 능동적 접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DBR 그래픽
많은 기업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수요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어떠한 수요 예측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항상 명심해야 할 첫 번째 법칙은 ‘수요 예측은 항상 틀린다’는 것이다. 왜 수요 예측은 틀릴 수밖에 없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불확실성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은 향후 발생할 일에 대해 과거 발생 빈도에 근거한 확률 분포만 얻을 수 있을 뿐, 그 일이 어느 시점에 발생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확실한 수요 예측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창조적 수요 관리 기법을 제시한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9호(2010년 11월 15일자)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창조적 수요 관리 기법 서비스업에서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의 수요를 발생시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창조적 수요 관리’라는 개념이 발전했다. 창조적 수요 관리 기법은 단순히 기존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기업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최대한의 수요를 유도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시키는 능동적인 접근법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창조적 수요 관리 기법은 다섯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첫째, 특정 그룹의 소비자들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차별화된 가격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적지 않은 유명 의류 브랜드는 재고가 쌓일 때 염가로 아웃렛 매장에서 판매하거나 가격 할인 행사를 실시하지만 과도한 재고 유지에 따른 운영비 외에도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브랜드에서는 할인 행사나 아웃렛 판매를 실시하기 전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할인된 가격에 자사 제품을 선판매하고 있다. 직원이란 특수 집단에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서비스 능력 배분 전략을 이용해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한정된 자원을 고객 그룹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배분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캣츠’와 같은 대형 공연은 웅장한 무대 스케일을 원하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퍼포먼스 홀을 대관한다. 반면 ‘난타’나 ‘점프’ 같은 공연의 주요 고객층은 외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에 중급 규모의 전용 극장을 빌린다. 소규모 연극은 20, 30대 연인들을 주 타깃으로 하므로 저렴한 가격의 티켓 제공이 가능한 소극장을 대관한다. 이처럼 공연 기획사들은 자신들이 제공할 상품의 주요 고객층에 따라 적정한 규모의 공연장 및 공연 시기를 결정함으로써 고객 수요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셋째, 예약을 하더라도 서비스 제공 순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고객들을 고려해 초과 예약을 시행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많은 서비스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변덕스러운 고객이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넷째, 기업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 현재 씨티은행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과 제휴해 사용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로의 고객층을 공유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다섯째,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를 활용해 신규 수요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베이는 AOL과 제휴해 AOL 사이트의 1700만 가입자에게 독점적으로 경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디즈니와의 제휴를 통해 디즈니 계열사인 ‘ABC.com’ ‘ABCNEWS.com’ ‘ESPN.com’의 사이트 방문자들이 자연스럽게 이베이 사이트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선택과 집중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라 최근 경영학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개념 중 하나는 파레토 법칙이다. 상위 20%의 고객이 80%의 수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상위 20%의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창조적 수요 관리는 이와는 다른 주장을 편다. 기존 파레토 법칙과 달리 모든 고객의 만족도 제고를 주장한다. 20%의 고객들은 물론이고 80%의 고객들에게서도 최상의 이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이 제약돼 있다면 각 고객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 값비싼 홍보 자원은 프로모션 노력이 집중돼야 하는 고객층에게 투입하고,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는 그에 적합한 할인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고객 모두를 기업의 수익원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창조적 수요 관리는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 고객별로 특화된 가격 및 프로모션 정책을 제공해 모든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킨다는 목표 아래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발전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 선택과 집중 패러다임으로부터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가이다. 이제 일부보다는 전체에, 수요보다는 수익에 집중해 창조적인 수요 관리를 해야 한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kimsoo2@snu.ac.kr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9호 (2010년 1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제품 수익 극대화할 수 있는 가격 전략은?
▼ McKinsey Quarterly 한 의료장비 제조업체는 6∼18개월 간격으로 주력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버전의 신제품을 내놨다. 새 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보다 일괄적으로 몇 퍼센트 가격을 올렸다. 혁신적인 기능 개선이 이뤄져도 이런 식의 가격 정책을 고수했다.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에서 신제품으로 쉽게 이전하도록 가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기존 제품은 가격을 20∼40% 크게 내려 장기간에 걸쳐 판매했다. 신제품을 구입할 여력이 없는 소비자에게 저렴한 대체재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기존 제품의 할인 판매로 신제품 값도 추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제품과 신제품이 창출하는 가치에 큰 변화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회사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수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모든 제품 라인의 평균 가격이 해마다 떨어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회사가 자기 혁신을 할수록 성과가 하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가격 전략에 있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장기적 관점에서 제품의 수명주기까지 고려한 새로운 가격 전략 솔루션을 소개한다.
‘결정적 순간’에 강한 기업이 장수한다
▼ 경영거장 탐구 한 기업이 오랜 기간 생존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불과 10년 남짓이다. 특히 80%에 가까운 기업들이 창업 후 30년 이내에 사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100년, 200년을 생존할까.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우량기업일까? 학계의 엄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과와 생존은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 심지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분석의 단위를 개인으로 바꿔도 비슷하다. 높은 성과를 내고 좋은 인사고과 점수를 받는 사람이 높은 직위로 승진하느냐의 문제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궁극적으로 최고위직으로의 승진 여부는 그 이전까지의 성과, 즉 인사고과와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일상적 성과가 장기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기회나 위기와 같은 ‘결정적 순간(critical moment)’의 성과는 기업의 장기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수기업은 결정적 순간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기업의 수명을 늘렸다. 인사고과가 뛰어난 인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몰락하거나 평범한 사람이 결정적 순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롱런하는 이유다. 결정적 순간에 대한 통찰을 통해 ‘장수기업’의 비결을 소개한다.
무너진 갱도에서 피어난 영적 리더십
▼ Lessons from the Past 얼마 전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광원 33명이 무너진 갱도에 갇혔다가 사고 69일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매몰된 광원들의 극적인 귀환은 칠레는 물론 세계를 흥분시켰다. 광원들은 암흑 속 지하 갱도에서 처음 17일간 48시간마다 비스킷과 두 스푼 분량의 참치로 연명했다. 일부 광원은 자신이 굶어 죽으면 다른 광원들에게 먹힐 것을 두려워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구출된 광원들은 이처럼 극한의 상황에서 생명을 부지한 사람답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가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지하 갱도의 암흑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는 극한 상황 속에서 행정리더, 보건리더, 영적리더 등 3가지 다른 역할을 지닌 리더십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덕분이다. 현대 비즈니스 리더들은 행정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현대 기업 현장에서는 이윤 추구 등 세속적 이슈를 떠나 높은 수준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실천하고 확산시키는 영적리더십이 절실하다. 조직원들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목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끈 영적 리더십의 요체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