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타깝다… 그래도 기부는 계속돼야 한다

국민성금으로 운영되어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문제점이 터져 나오면서 비영리재단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할 국민성금이기에 어려운 생활 속에 작은 나눔을 실천해온 국민이 느끼는 분노와 허탈감은 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국민 사이에는 벌써부터 “누굴 믿고 기부하나, 더는 기부하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공동모금회뿐만 아니라 기부금을 운영하는 사회단체,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불신의 분위기가 확산될까 두렵다.

하지만 기부는 계속되어야 한다. 당장 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 수백 곳의 사회단체와 시설에서는 걱정이 태산이다. 국민의 기부운동이 중단된다면 많은 사업이 중단되고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일부의 잘못으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간이 지나면 구체적으로 밝혀지겠지만 공동모금회가 그동안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단체와 시설에 기여해온 역할마저 무시돼서는 안 된다. 문제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다른 사회기관과 함께 공동으로 기금관리를 하고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전면적인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현실은 고통스럽지만 이번 사건을 이제 겨우 뿌리를 내리고 있는 기부문화와 나눔, 자원봉사제도 같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고귀한 가치를 한층 더 성숙시키는 계기로 삼자. 그러기 위해서도 기부는 계속돼야 한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