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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유로… 아일랜드 구제액 ‘그리스 추월’

입력 | 2010-11-22 03:00:00

부자세 신설-정부지출 삭감 등 4개년 긴축재정안 IMF와 합의




아일랜드가 1200억 유로(약 1640억 달러·약 186조 원)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더타임스 일요판은 21일 “5월 그리스가 받은 구제금융 1100억 유로(약 1500억 달러·약 170조 원)를 넘어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극심한 재정적자와 부채위기에 빠진 아일랜드 정부는 아직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상임위원회(EC)의 구제금융을 받겠다고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구제금융을 수용하는 분위기 속에 그 규모와 범위에 관심이 집중됐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1200억 유로 중 절반가량은 파산 위기에 빠진 아일랜드 국내 은행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이 중 100억 유로는 아일랜드 은행 ‘빅4’의 하나인 얼라이드아이리시은행(AIB)에 지원돼 결국 AIB는 국유화된다. 아일랜드 최대 은행인 아일랜드은행(BI)에 대한 국가 지분도 현 36%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제금융의 나머지 절반은 은행 이외의 분야 지원에 쓰인다.

지난주 아일랜드를 방문한 IMF, 유럽중앙은행(ECB) 실무진과 구제금융 및 긴축재정에 관해 나흘간 집중 토의를 벌인 아일랜드 정부는 21일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4개년 경제회복 방안’, 즉 긴축재정 방안을 결론지었다.

더타임스와 아일랜드 일간지 아이리시타임스가 보도한 긴축재정 방안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2014년까지 정부 지출을 현재보다 150억 유로 감축하기로 했다. 또, 가구당 500유로의 재산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증세안 및 공공분야 인력 및 예산의 대량 감축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IMF 측은 이번 위기의 원인인 자산거품을 키운 부동산개발업자 및 은행가 등 부자에 대한 ‘부자세(super-tax)’ 신설을 요구해 거의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MF 측이 요구한 법인세 인상은 이번 4개년 방안에 들어 있지 않다고 아이리시타임스는 전했다.

더타임스는 IMF와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내용이 이르면 22일(현지 시간) 오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리시타임스는 23일 정부의 4개년 방안이 발표된 이후에 구제금융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