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왜군 선봉장서 조선인으로 귀화한 김충선 장군영남대 한-중-일 심포지엄… 동아시아 공동체 미래 모색
20일 영남대와 일본 도호쿠대가 개최한 ‘동아시아의 사상과 대화’ 심포지엄에 참가한 학자들이 영남대 중국학연구센터에 모였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모하당의 유학사상을 연구하는 일본인 후지와라 다카오(藤原隆夫·영남대 중국학연구센터 연구원)씨는 20일 영남대에서 열린 ‘동아시아의 사상과 대화’라는 국제심포지엄에서 모하당과 조선 유학의 관계를 강조했다. 후지와라 씨는 “예를 중시하는 조선을 침략한 것은 부당하다며 임진왜란을 명분 없는 전쟁으로 규정한 모하당의 태도에는 조선 유학의 영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퇴계 이황(1501∼1570)과 남명 조식(1501∼1572)이 강조한 의로움을 접한 뒤 형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한국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그는 모하당과 조선 유학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모하당과 조선 유학의 관계가 체계적으로 정리되면 대구의 대표적인 역사인물을 재조명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달성군은 내년 상반기(1∼6월) 완공 예정으로 모하당의 위폐를 모신 가창면 녹동서원 일대에 ‘한일우호관’을 조성하고 있다. 모하당을 추모하기 위해 18세기 건립된 녹동서원에는 매년 2000여 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찾고 있다.
부산 동명대 성해준 교수는 고려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명심보감’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명심보감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중국 일본 베트남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지까지 널리 읽혔다. 명심보감은 한문 서적 가운데 처음으로 1592년 서양어로 번역됐다. 성 교수는 “명심보감은 오랫동안 동아시아 사회를 연결하는 훌륭한 도덕교과서 역할을 해왔다”며 “명심보감에 담긴 사상이 널리 공유되면 동아시아 공동체 삶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호쿠대 사토 히로(佐藤弘夫) 교수는 각국의 전통사상이 자국(自國) 안에서만 연구되면 편협한 민족주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토 교수는 “사상 연구에서 국경을 허무는 자세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각국의 사상 이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도록 공동 연구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을 마련한 최재목 영남대 중국학연구센터 소장(철학과 교수)로운 공동체를 위해 고민하는 자리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